궁능유적본부 "조선시대 궁궐과 왕릉은 한국 문화 정체성"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조선시대 궁과 왕릉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복원·활용 업무를 맡을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8일 출범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8일 서울 포스트타워 15층 사무실에서 개최된 궁능유적본부 개소식에 참석해 " 올해 새로 신설된 궁능유적본부가 21세기 문화재청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심 부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은 궁의 도시다. 세계 어느 곳에 가봐도 이런 도시가 없다. 궁능유적본부가 서울을 대표하는 기관이 될 것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기관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출범식·현판 제막식 개최 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내 궁능유적본부에서 열린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출범식’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오른쪽 다섯 번째)과 최용범 행정안전부 조직정책관(왼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신설된 궁능유적본부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인 궁궐과 왕릉의 효율적인 보존·활용, 복원·정비 등의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사진=문화재청] |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의 왕궁과 종묘 등 조선왕실의 재산을 이왕직에서 관리했다. 대한제국 황실의 재산은 이왕직을 개조해 구황실재산사무총국(1955년)이 맡았다.
1999년 문화재청이 출범하면서 궁원문화재과, 궁능관리과, 궁능문화재과 등을 거쳐 조선왕능의 복원과 정비 사업이 본격화됐다. 2009년 조선왕능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후 한 해 조선왕릉을 찾는 관람객이 1100만명에 달하면서 문화재 유산과 활용, 보존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2년 조선왕릉을 관활하는 조선왕릉관리소가 신설되면서 본격적으로 문화재 활용 사업까지 확장됐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내 궁능유적본부에서 열린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출범식’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
궁능유적본부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직무대리는 "조선시대의 궁궐과 왕릉은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좋은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나 본부장 직무대리는 "10년 전부터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 저희가 해야할 과제가 많다. 그래서 막중한 책임의식도 갖고 있다"며 "궁능유적본부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이면서 문화유산이다. 한 해 궁능을 찾는 관람객은 1100만명이 넘고 관리 면적은 550만평이 넘는다. 정규직은 218명, 무기직까지 합하면 1045명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궁능의 보존과 안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게 안전이다. 안전의 기본 방향은 궁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 궁궐 전각이 많이 복원됐지만 아직 개발 안 된 것도 많다. 또, 세계유산이 됐지만 공개가 안된 묘까지 확대 개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본부장 직무대리는 남북문화교류 사업에 대한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조선왕능 40기가 2009년에 세계유산이 됐다. 그런데 북한의 제릉과 후릉 2기는 제외됐다"며 "조선왕릉 세계문화유산에 확대 등재하는 사업과 함께 동구릉에 위치한 태조 건원릉의 함흥 억새 이식사업 등 북한과의 남북교류사업도 통일부와 협의하여 진행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내 궁능유적본부에서 열린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출범식’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오른쪽 네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재청] |
이날 축사자로 참석한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이상해 이사장은 궁능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중 하나이며 이 유산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본부가 생긴 것은 국가적으로도 자랑스러울 뿐만 아니라 해외에 자랑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축하했다.
당부의 말도 전했다. 이 이사장은 "일제시대 일본인에 의해 훼손된 조선왕실의 태실이 전국에 산재돼 있다. 이는 중국에도 일본에도 없는 중요한 유산이다. 궁능유적본부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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