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 발빠른 투자로 자리매김...실적 호조"
"SK이노, 후발주자로 공격영업...흑자전환까진 상당기간 소요"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글로벌 전기차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올해 유망 산업으로 2차전지가 부각, 관련기업들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2차전지 대장주인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각각 -16%, 3%, -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8% 하락한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
2018년 2차전지 대장주 주가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
상당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올해 기대주로 전기차 관련주를 추천했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축소 등 각종 제도도 우호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9년은 전기차 성장과 더불어 전기차 대당 배터리 용량 증가에 주목하게 되는 한 해"라며 "전기차 시장과 2차전지 산업은 성장의 궤를 같이 한다.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세에 대해 '배터리 콘텐츠 증가'라는 측면에서 재해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2차전지 실적도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정부 EV보조금이 축소되면서 국내사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전기차 수요 급등에 대한 2차전지 수혜주로 LG화학을 우선 꼽는다. 이희철 KTB증권 연구원은 "EV배터리에 대한 높은 경쟁력이 본격 반영되면서 밸류에이션 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보다 가파른 수요 증가로 내년부터 연간 이익이 흑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 LG화학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1GWh 증설을 위해 약 800억원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목표량을 위한 설비 증설에는 5조원 남짓의 투자금이 들어간다. 대규모 비용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2차전지 산업 과점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업계내에서 배터리 부문 투자를 가장 빨리 진행했었다. 지난해 전지사업본부장이던 김종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일찍감치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이 7조2349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당초 리서치센터 추정치인 5881억원을 훌쩍 넘어선 60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지사업부 수익이 전분기 3조3079억9100만원 대비 34% 상승한 4조4223억25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전지사업부가 LG화학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높아졌다.
삼성SDI 실적도 호조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2조5228억원, 영업이익은 2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7%, 301.2%가 늘었다. 특히 전지 사업부 매출이 1조922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3%(1950억원) 상승했다.
반면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분기 1조4958억697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358억원으로 1.9% 감소했다. 특히 배터리사업 실적이 반영된 기타사업부문 영업이익이 122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차전지 시장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 가격을 인하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경 폭스바겐과 북미 지역 단독 공급계약을 체결, 현재 4.7GWh 규모인 생산능력을 오는 2022년까지 55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 9.8GWh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준공을 위해 약 1조1396억원을 투자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시장은 아직 성숙되지 않아 손익분기점(BEP)이 높은 상태"라며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수주잔고를 늘리기 위해 가격 인하와 설비증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흑자전환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