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원청 책임 강화-위험업무 하도급 금지 쟁점 두고 이견 못 좁혀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24일 국회를 찾아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처리를 호소했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는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씨는 “용균이와 같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며 “우리 아들은 죽었지만 그래도 본인이 죽으면서 떳떳하게 무언가를 했다는 의미부여를 해주고 싶다”고 거듭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를 찾아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임이자 고용노동소위원회 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차례로 만났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를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2018.12.24 yooksa@newspim.com |
◆ 이정미 "죽을 힘을 다해 법 통과시킬 것"
김씨는 “이전에도 12명의 사람들이 죽었다는데 제대로 진상 규명을 했다면 우리 아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이 가진 부모 입장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국회를 찾은 이태의 고(故) 김용균 비정규직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본회의가 열리는) 27일까지 논의하겠다는 약속을 보고만 있기 힘들어서 올라왔다”며 “누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막는지 우리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김씨를 만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2월 임시국회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반드시 통과될 수 밖에 없는 법”이라며 “2년 전에 법안 내놓고 통과시키지 못해 용균이를 보냈는데 이번만큼은 반드시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죽을 힘을 다하겠다”고 위로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2018.12.24 yooksa@newspim.com |
◆ 김병준 "원청기업의 책임 강화에 있어 약간의 차이 있지만 기본입장은 같아"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김용균씨 죽음을 헛되지 않게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인데, 법안에 이견이 많아 현재 조정 중에 있다”며 “안되면 다른 비상대책을 강구해서 아드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정부 법안이 방대해서 검토가 필요해 오늘 내일 처리하는 것은 무리라고 들었다”며 “한국당이 반대를 하고 있어 입법이 현실적으로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같은 당 채이배 의원은 “반드시 27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가장 급한 것부터 처리하고 이후 다른 내용은 내년 2월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논의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앞두고 임이자 소위원장은 김씨에게 “어머니의 애통한 심정을 잘 담아 법안 심사할 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국회에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를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2018.12.24 yooksa@newspim.com |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원청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데 있어 약간의 차이가 있는지는 몰라도 기본적인 입장은 같다”며 “우리 사회가 좀 더 안전성에 관한 인식이 커져서 그 빚을 갚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국회 환노위는 원청 책임 강화와 위험 업무 하도급 금지 등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전 10시 시작한 고용노동소위는 30분 만에 정회됐고 원내교섭단체 여야 3당 간사가 정오를 넘겨 다시 만나 쟁점을 논의했다.
임이자 소위원장은 “현재 논의하는 과정 중이고, 서로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이라며 “오후 4시 회의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