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CEO 50대로 교체…평균연령 57세
신한은행 첫 女부행장 탄생…'원 신한' 조직개편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신한금융그룹 올해 최고경영자(CEO) 인사의 키워드는 '쇄신'이다. 자회사 11곳의 CEO 전부를 50대로 교체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젊은 CEO가 이끄는 자회사로 그룹의 미래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의 첫 여성 부행장을 비롯해 여성 리더를 전진배치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1일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그룹사 사장단 및 임원 후보에 대한 추천을 실시했다.
우선 지주사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자회사 CEO의 경우 외부에서 영입하는 신한생명 정문국 사장 후보(59년생)를 제외한 전원이 60년생 이후의 50대 CEO로 전원 교체했다. 이에 따라 그룹사 CEO의 평균 연령은 기존 60.3세에서 3.3세 감소한 57세로 낮아졌다.
신규로 선임된 CEO는 7명으로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한금융투자 사장 김병철 △신한생명 사장 정문국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이창구 △신한캐피탈 사장 허영택 △신한아이타스 사장 최병화 △신한신용정보 사장 이기준 등이다. 연임된 CEO는 4명으로 △신한카드 사장 임영진 △신한저축은행 사장 김영표 △신한DS 사장 유동욱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김희송 등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 [사진=신한금융] |
진옥동 신한은행장 후보자는 신한 문화에 대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강력한 신한 문화를 통해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시킬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진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덕수상고를 나와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이후 중앙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6년 뒤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인력개발실,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 등을 거쳤다.
1997년 일본 오사카지점에서 근무했고, 2008년에는 오사카지점장을 역임했다. 이듬해인 2009년 일본에 외국계 은행으로는 두 번째 현지법인인 SBJ은행이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출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2011년 일본 SH캐피탈 사장 자리에 오른 뒤 2014년 SBJ은행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SBJ은행에서 일본 현지 소매금융 시장을 공략해 SBJ은행의 성장을 이끌었다.
해외 법인장 재직 당시 보여준 탁월한 경영 성과와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겸비한 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신한은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 추천됐다.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 후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외생변수로 인해 업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사업전략을 추진해 그룹과 카드사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 연임 추천됐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내정된 이창구 후보는 현 신한은행 WM부문장이다. 다양한 네트워크와 고객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자산운용사를 그룹 내 투자상품 공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캐피탈 허영택 사장 후보는 기업금융에 대한 현장 경험을 갖춘 그룹 내 최고 수준의 글로벌 전문가로서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신한캐피탈의 비즈니스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방식의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비은행 출신도 경영진에 등용됐다. 신한금융투자 김병철 사장 후보는 2012년 외부(옛 동양증권, 현 유안타증권)에서 영입됐다. 지속적인 사업성과 창출로 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그룹 내 자산운용 분야 최고의 시장 전문가로 그룹 GMS사업부문장을 역임했다. 신한금투를 그룹 내 자본시장의 허브로 이끌어 갈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문국 신한생명 사장 후보는 지난 9월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사장)이다. 외국계 생보사 CEO 경력 10년차로 차별화된 영업전략과 안정적 자산운용으로 업계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등 탁월한 경영역량을 인정받았다.
세대 교체와 함께 눈에 띄는 점은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보유한 여성리더가 경영진에 전진 배치됐다는 것. 그간 신한은행에는 여성 부행장급 임원이 없었으나, 처음으로 여성 부행장이 선임됐다.
주인공은 WM사업부문장으로 추천된 왕미화 일산영업본부장과 부행장보로 추천됭 조경선 스마트컨택본부장이다.
이들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담당 업무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여성인재를 육성하는 '신한 쉬어로즈'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데, 두 사람 모두 해당 프로그램 과정을 거쳤다.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특정 사업 영역에서 그룹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왔던 기존의 그룹 사업부문 체계(GIB, GMS, 글로벌, WM)에서 나아가 전략, 재무, 리스크관리 등 주요 업무지원 영역까지 부문체계로 나눠 '원 신한'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그룹 GIB사업부문장은 그룹 내 전략통으로 알려진 정운진 현 신한은행 부행장이, 그룹 글로벌 사업부문장은 글로벌영업추진부장을 역임한 정지호 현 신한은행 본부장이, 그룹 GMS사업부문장에는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고 있는 장동기 현 지주 부사장이 각각 후보로 추천됐다.
이와 함께 지주회사의 브랜드 및 홍보, 사회공헌 담당 임원과 본부장이 은행의 동일 업무 책임자를 겸임하는 체계로 바뀐다.
이에 따라 내정된 그룹 CPRO(이병철 부문장 후보)는 그룹브랜드위원회 운영을 총괄하면서 그룹 차원의 브랜드전략 및 관리를 맡아 지주회사와 은행의 자원 통합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금번 인사는 그룹의 비전인 ‘2020년 아시아리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마지막 스퍼트와 같다"며 "신한금융그룹 임직원 전체가 혼연일체돼 '원 신한'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경위에서 내정된 인사들은 각 그룹사 이사회를 통해 자격요건 부합 및 적합성 여부 등을 검증 받은 후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