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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험' 대종빌딩 퇴거 '초읽기'...입주민 "내일부터 어디서 일하나" 막막

기사입력 : 2018년12월12일 22:01

최종수정 : 2018년12월12일 22:01

대종빌딩 붕괴 위험으로 12일 자정 퇴거 조치 후 폐쇄
밤 늦게까지 이사 작업 분주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붕괴 위험으로 퇴거조치가 예정된 시간(12일 자정)을 3시간여 남긴 12일 밤 9시쯤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은 곳곳에 불이 켜진 채 막바지 이사작업으로 분주했다. 엘리베이터 2대는 쉴새 없이 의자와 책상 등 사무용품을 나르고 있었으며 화물업체 직원들이 짐을 화물차에 싣는 작업이 계속됐다. 

이 건물 15층에 입주한 투자업체 근무자 주민영(31)씨는 컴퓨터 모니터와 사무용품을 들고 막막한 표정으로 건물을 나섰다. 주씨는 “현재 급한 짐만 챙겨 나오는 길”이라며 “당장 내일부터 어디서 일해야 할지 막막하다. 임대보증금, 시설투자금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붕괴 위험으로 퇴거조치가 예정된 시간(12일 자정)을 3시간여 남긴 12일 밤 9시쯤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 곳곳에 불이 켜져 있다 2018.12.12

건물 1층에 위치한  SH수협은행 직원들도 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진 채 이사에 한창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본사에서 직원들이 지원을 나와 이사작업을 돕고 있다”며 “당분간 근처 지점에 가서 업무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건물 옆을 지나던 시민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건물을 올려다보며 우려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근처 회사에 근무한다는 김성진(28)씨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있는 이렇게 큰 건물이 부실공사 됐다니 의아하다”며 “당장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씁쓸해 했다.

대종빌딩 1층 로비에는 강남구청 공무원들이 재난대책본부를 꾸려 입주민들의 이사를 돕는 한편 추후 이사 일정 등 현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강남구는 입주민들이 이날 자정까지 이사를 다 마치지 못할 것으로 파악하고 이후 일정을 조율해 이사를 돕는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근 호텔에 건물 주거민들의 숙소를 마련하고, 입주 업체들을 위해 공유사무실을 연결해준다는 계획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현재 10여개 업체가 아직 퇴거하지 않았고 이사를 하는 중으로 알고 있다”며 “자정이 되면 정확한 현황을 파악해 우선 입주민들이 모두 퇴거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붕괴 위험으로 퇴거조치가 예정된 시간(12일 자정)을 3시간여 남긴 12일 밤 9시쯤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에서 이사 작업이 분주히 이뤄지고 있다. 2018.12.12

앞서 강남구청은 이날 오전 10시38분 2층 중앙기둥 1개가 보유내력을 상실해 붕괴위험이 있다고 판단, 대종빌딩을 제3종 시설물로 지정하고 사용금지 시한을 12일 자정으로 고시했다

강남구는 입주민들의 퇴거작업이 마무리 되면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층별로 20개씩 지지대를 설치해 정밀안전진단을 한다는 방침이다.

강남구는 건물의 시공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 설계도면에는 가로세로 90㎝ 사각 철근 콘크리트 기둥으로 나타나 실제로는 지름 90㎝ 원기둥으로 시공돼 있었다. 그만큼 기둥 단면적이 부족해졌고 하중을 견디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종빌딩에서 처음 문제가 발견된 것은 지난 8일이다. 당시 2층 사무실 입주업체가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중 주 기둥 겉껍질을 뜯어내다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인테리어 시공사는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이다 상태가 심각해 지난 11일 강남구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종빌딩은 올해 2월과 3월 두 차례 안전점검을 받았지만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박중섭 강남구청 건축과장은 “전문가들이 육안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했을 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이번에 업체 입주 전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기둥을 뜯어보다 피복이 없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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