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품 판매 1%p 늘면 상품물가 0.08~0.10%p 하락
고용에 부정적...도소매업 취업자 1.6만명 감소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온라인 거래 확대가 최근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국내 물가 상승률에 일부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등 온라인거래를 통한 소매판매가 증가하면서 물가와 고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11일 한국은행 BOK이슈노트에 실린 '온라인거래 확대의 파급효과 및 시사점(김태경·박동준·최인협 한은 조사국 과장, 장태윤·이응원 조사역)'에 따르면 온라인거래 증가로 2014~17년 중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연 평균 0.2%p 내외 낮아진 것으로 추산됐다. 동기간 도소매업 부문 취업자수는 연평균 1만6000명 감소했다.
온라인 상품판매 비중 1%p 상승시 당해연도 상품물가 상승률은 0.08~0.10%p 하락했다. 온라인비중 증가분(06년 4.3% → 17년 14.9%) 적용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2014~17년 중 0.2%p 하락했다.
[사진=바이두] |
한은은 검토 배경에 대해 "소비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나 물가 및 고용은 경제 구조적 요인, 정부정책, 경기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다소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최근 '아마존 효과'로 대변되는 온라인 거래 확대도 이러한 현상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온라인거래 확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는 효과(전환경로)와 가격 투명성 확대, 시장 진입장벽 완화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가격의 낮아지는 효과(경쟁경로)를 통해 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이후 모바일거래를 중심으로 온라인판매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상품물가를 중심으로 근원인플레이션에 하방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총액은 80조원으로 전체 소매판매의 18.2%를 차지한다. 소매판매 증가에 대한 온라인 판매 기여율은 2014~17년 평균 83.9%로, 장기평균(2002~13년) 19.6%에 비해 4배 정도 증가했다.
고용에 있어서도 온라인거래 확대는 온·오프라인 판매간 대체효과를 통해 도소매업 취업자수를 1만6000명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
분석 기간중 무점포 판매는 높은 증가율을 지속한 반면 오프라인 판매는 증가세가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한은에 따르면 무점포 판매와 도소매업 취업자수간의 관계는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한은은 이를 통해 온라인 업체 매출 증가는 도소매업 매출 감소를 유발하고 이를 통해 도소매업 고용여건을 악화시키는 대체효과가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ICT, 물류 부문 등에서 창출되는 신규 고용을 모두 감안해 추정할 필요가 있어 동 분석을 통해 고용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음을 분명히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거래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고용 및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디지털혁신 가속화로 가계 및 기업의 행태 변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러한 변화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