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라이프

속보

더보기

첨예한 '영리병원' 갈등…"외국선 보완제 역할"

기사입력 : 2018년12월10일 16:05

최종수정 : 2018년12월10일 16:05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국내 첫 영리병원이 내년 제주도에서 문을 열지만 이를 둘러싼 찬반 갈등을 지속되고 있다. 시민단체 등은 영리병원이 자칫하면 의료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찬성론자들은 이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해외에서는 이미 영리병원이 자리잡았다고 반박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사랑채 광장에서 열린 제주 영리병원 철회를 위한 문재인 정부 행동 촉구와 원희룡 제주지사 퇴진 요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8.12.10 leehs@newspim.com

◆ 첫 영리병원 탄생… 갈등은 첨예

영리병원은 병원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이윤을 투자자에게 배당할 수 있고, 의사가 아닌 외부인이 투자 차원에서 만들 수 있는 병원이다. 기존 병·의원의 경우 수익은 병원 운영에만 사용할 수 있고, 의사, 의료법인, 사회복지법인, 학교법인 등만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영리병원 문제가 처음으로 불거진 것은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이다. 정부는 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근거를 마련했다. 의료를 일종의 서비스 산업으로 보고 외국인 환자 등의 유치, 산업 선진화, 내수 활성화 등을 위해 이를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시민단체와 의사협회 등은 영리병원이 의료보험 체계를 무너뜨리고, 의료비 폭등 및 의료서비스 양극화를 불러일으킨다며 영리병원 설립을 반대했다. 결국 16년 만인 2018년이 돼서야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이 '외국인 전용 병원'으로 개설허가를 받았다.

녹지국제병원을 운영하는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는 내년 초 병원 문을 연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뤼디그룹이 778억원을 출자해 세운 투자개방형 국제병원으로, 뤼디그룹은 상하이시가 50%를 출자한 국유기업이다. 지난해 자산 146조원 규모로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252위를 차지했다.

첫 영리병원이 개설 허가를 받았지만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첨예하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등 4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갖고 개설 허가 철회를 주장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은 제주도청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만나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와 관련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최 회장은 "내국인 진료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반대로 면역항암제의 경우 만약 녹지국제병원에서도 맞을 수 있다면 국내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표=김근희 뉴스핌 기자]

◆ 독일, 영리병원 비중 33%에 달해

그러나 찬성론자들은 영리법인으로 인해 의료산업 경쟁력이 강화되고 고용 창출, 해외 환자 유치 등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비영리병원과의 경쟁 속에서 의료비 부담도 오히려 더 낮아질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이미 영리병원을 시행하는 나라를 살펴보면 영리병원이 전체 의료비를 올리고 의료 양극화를 조장하는 사례가 없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영리병원이 기존병원이나 공공병원의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고 찬성론자들은 보고 있다.

가장 빨리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 활성화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의 의료제도의 경우 민영건강보험을 근간으로 하지만 의료기관은 비영리법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960년대 말부터 투자자 소유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 급격히 증가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전체 5000여개 병원 중 330여개(약 7%) 병원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으로 전환됐다.

영국은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민의료서비스(NHS)를 개혁하면서 투자개방형·민간병원을 확대했다. 영국은 NHS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서비스의 공급을 정부가 담당해 사용자부담이 거의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긴 대기시간, 지역간 의료인력 불균형, 설비 노후 등의 불만이 늘어났고, 이후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는 민간부문이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

독일은 투자개방형 의료기관이 전체 병원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비슷하게 재활 등 특수병원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민간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신규설립보다는 기존 공공병원의 인수·합병사례가 많고, 4개의 거대 체인회사가 민간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도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허용하고 있다.

의료부문에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에 대한 비중 혹은 역할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에 대한 병상 비중으로 추정할 수 있다.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병상 비중이 호주는 17.9%, 프랑스는 23.7%, 독일은 29.7%, 미국은 16.6%다.

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의 허용으로 자본수익을 증대시킴으로써 의료기관의 경영을 합리화할 수 있다"며 "민간부문의 의료산업에 대한 역할 및 공공성 기여를 인정하고 이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자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ke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