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자카르타 로이터=뉴스핌] 조재완 기자 = 인도네시아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Lion Air)가 구입하기로 했던 보잉 항공기 매입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29일 탑승자 189명을 태운채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한 라이온에어 ‘보잉 737맥스(MAX)’기 사고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양측은 사이가 틀어졌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라이온에어 추락사고 1차 조사결과 발표회.[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라이온에어 공동창업자 겸 말레이시아주재 인도네시아 대사인 루스디 키라나가 보잉에 단단히 화가 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키라나의 측근은 그가 “다음 인도분부터” 보잉기 주문 취소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사안에 정통한 다른 소식통도 그가 주문 취소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라이온에어는 사고와 관련해 당국 조사에 직면해있는 데 보잉은 정작 세간의 관심을 돌리는 데 급급하다는 이유로 키라나가 분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키라나는 또 보잉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MCAS 기능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면서, 정작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모순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온에어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키라나는 그룹 항공사 경영진의 쿠알라룸푸르 월례회의를 주재하는 등 여전히 라이온에어 경영에 긴밀히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온에어는 보잉기 구매 취소와 관련해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남은 보잉기 주문 물량의 운명이 추락 여객기 수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에 달려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라이온에어가 구매를 확정, 인도되길 기다리는 보잉기는 총 190대다. 정가에 따른 주문 계약 규모는 약 220억달러(약 24조3300억원) 상당이다. 항공사가 이미 운용 중인 보잉기도 197대에 이른다.
라이온에어가 주요 거래처인 만큼 어떤 취소 요청이든 보잉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잉사 대변인은 “이번 사고의 모든 측면을 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모든 규제 당국 및 수사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당사는 아주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소중한 고객들 역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잉은 최신 기종인 737맥스기에 MCAS란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고 조종사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고 책임론이 불거졌다. MCAS는 날개가 양력을 잃을 경우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 실속(失速)으로 인한 항공 사고를 방지하는 기능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오류로 MCAS가 기수를 자동으로 낮추면서 노즈콘(기체 앞 부분)이 아래로 심하게 쏠려 항공기가 급강하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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