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서울행정법원에 증선위 처분 취소소송 제기
서울중앙지검, 고발장 검토 등 수사 '초읽기'
분식회계 여부·고의성 여부·배경 등 수사할 듯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법정 다툼이 시작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연결고리'가 검찰의 수사 포인트로 부상될지 주목된다.
향후 검찰은 회계조작 여부와 함께 삼성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회계조작을 벌였는지 여부에도 수사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을 배당받고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관련 증권선물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를 짓고 있다. 2018.11.14 kilroy023@newspim.com |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경우 증선위가 결론내린 분식회계 판단이 적절했는지와 고의성 여부, 책임소재 확인뿐 아니라 회계 변경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돕고자 이뤄졌다는 의혹을 진상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식회계란 기업의 재정 상태나 실적을 실제보다 좋아보이게 하기 위해 혹은 그 반대의 경우 회계 장부를 조작하는 것을 뜻한다.
검찰은 과거에도 효성그룹, 대우조선해양,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대기업의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한 바 있다. 효성의 경우 조석래 명예회장이 회계 분식을 통해 법인세 포탈과 위법 배당 등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나 지난 9월 2심까지 유죄가 선고된 상태다. 대우조선해양과 KAI도 실적을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 회계를 분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처럼 일반적인 목적이 아니라 보다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이에 따른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문제가 회계 조작의 배경으로 지목된 것이다.
단적으로, 이 때문에 검찰이 형사부나 공정거래조사부 등이 아닌 특수부에 사건을 배당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 청탁을 문제 삼았던 만큼, 이번 수사 역시 국정농단 수사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특검팀에서 활약했던 윤석열 수사팀장과 한동훈 검사가 이번 수사를 이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특검팀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합병비율 산정에 문제가 있었는데도 삼성 측의 경영권 승계 청탁이 있어 합병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당시 삼성바이오 최대주주이던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의 잠재가치를 인정받아 삼성물산보다 높은 시장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에 단순히 삼성바이오뿐 아니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한 삼성그룹 당시 미래전략실과 삼성바이오의 회계 문제를 감사한 금융감독원, 안진·삼정회계법인 등 수사 대상도 광범위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수 년에 걸친 삼성 지배구조 개편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었는지 퍼즐을 맞출 기회”라면서 “수사를 통해 삼성이 시민단체 등의 주장대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고자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부풀렸고 이를 위해 관련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들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선 기업의 회계 처리 방식은 어떤 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의혹을 사실로 규명하고 이를 범죄로 인정되게끔 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만큼 참여연대의 고발장 검토 등을 거쳐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는 과징금 부과 등 증선위의 회계처리 위반 결정에 따른 제재 조치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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