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판정이 남긴 교훈과 과제' 국회 토론회
손혁 교수 "삼바, IFRS 원칙중심 회계처리 재량권 남용한 사례"
김동현 회계사 "IFRS 회계처리 다양성 인정해야...주석공시 활용"
홍순탁 참여연대 "삼바 분식회계, 미국 엔론사태와 유사점 많아"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금융당국서 '분식회계'로 결론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이슈가 국회와 회계업계 등 외부에선 여전히 뜨겁다.
28일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선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판정이 남긴 교훈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행사로 김 의원을 포함해 이학상 의원, 손혁 계명대학교 교수, 김동현 법무법인 태평양 회계사,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위원 등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왼쪽부터 김동현 법무법인 태평양 공인회계사,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김병욱 민주당 의원, 손혁 계명대학교 회계학과 교수, 이총희 청년공인회계사회 공인회계사. 2018.11.28 yooksa@newspim.com |
이날 참석한 손혁 계명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 회계처리에 대한 의문점과 향후 조치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손 교수는 "IFRS는 기업의 실질을 보고할 수 있는 회계처리를 경영자의 재량권 내에서 허용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는 IFRS 원칙중심 회계처리의 재량권을 남용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과 경영자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하고, 기업은 회계처리의 정당성 입증을 위해 결과보다 과정을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법무법인 태평양 공인회계사는 이에 대해 다양한 회계처리 방식의 인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회계사는 "동일한 회계기준 내에서 다양한 회계처리가 가능할 경우 나머지 선택지들을 주석으로 공시할 수도 있다"며 "당국도 하나의 거래에 대해 2개 이상의 회계처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유연한 생각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과 에피스를 공동지배했다는 증선위의 결론에 대해 예상치 못한 회계대란 우려도 나왔다.
김동현 회계사는 "자회사 설립초기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므로 모회사는 의도적으로 연결을 회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와 같이 지분율, 이사회 구조 등을 무시하고 동의권 등 몇가지 사실만으로 공동지배를 인정한다면 대다수 기업들은 연결을 피하고 지분법을 선택할 것"이라며 "실제 최근 실무상 이런 움직임이 발견되고 있으며, 이는 연결재무제표를 근간으로 하는 IFRS 도입취지가 무색해지는 동시에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해를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무 차원에서 증선위 조치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소위 스모킹건이라 불리는 내부문건이 금번 조치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감사인이 회사 의도까지 정확히 알 순 없으며 특히 전문적 판단이 요구되는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는 IFRS 회계기준에 따라 적절한지가 우선적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삼성 사태는 엔론의 분식회계와 유사한 점이 많다"며 "경제적 실질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번 분식회계 논란을 바라보면 사안은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 판결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증선위 행정처분 중 재무제표 수정, 대표이사와 재무담당 이사 해임 권고, 감사인 지정에 대해서도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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