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32년 만에 다시 스크린에 펼쳐졌다. 영화 ‘여곡성’이 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이 집안의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공포물이다. 1986년 동명 호러 사극을 원작으로 유영선 감독이 직접 각색했다.
영화 '여곡성'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서영희(왼쪽)와 손나은 [사진=㈜스마일이엔티] |
유 감독은 이날 언론시사회 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부담감에 처음에는 고사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영광스러울 듯해서 연출을 결심했다. 원작의 스토리텔링은 그대로 고수하되 캐릭터에 현대적 감성을 묻혔다. 공포신도 다이나믹한 앵글, 콘티를 사용해서 원작을 모르는 세대도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노력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캐릭터의 욕망’을 꼽았다. 유 감독은 “원작과 달리 모든 캐릭터가 야망과 욕망을 품고 있다. 각색하면서 요즘 젊은 세대가 봤을 때 조금 더 능동적인 캐릭터로 부여하려면 어떨까 고민했고 각각의 욕망을 갖게 됐다. 자기만의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충돌하는 게 재밌는 관계를 만들어낼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많이 각색된 캐릭터는 옥분”이라며 “공포영화지만, 원작을 보면서 제일 재밌게 느낀 건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관계였다. 그래서 옥분을 많이 바꿨다. 수동적이고 조용했던 원작 캐릭터가 성장한 느낌이다. 일어서려는 능동적인 자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이 각별히 신경을 기울인 옥분 캐릭터는 손나은(에이핑크 손나은)이 연기했다. ‘여곡성’은 손나은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영화 '여곡성'에서 옥분을 연기한 손나은 [사진=㈜스마일이엔티] |
손나은은 “부담도 컸지만 잘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 선배님께 도움받아서 열심히 촬영했다”며 “옥분의 초반, 후반이 달라서 감정, 심경 변화에 따른 행동, 표정, 말투를 많이 고민했다. 또 메이크업, 한복 색상 등으로도 옥분의 욕망을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회상했다.
옥분과 함께 극을 이끄는 시어머니 신씨부인, 서영희의 열연은 ‘여곡성’의 유일무이한 강점이다.
서영희는 “촬영은 즐거웠고 수월했다. 감정선 순서로 촬영해서 많이 혼돈되지는 않았다. 다만 캐릭터의 강함, 욕망 등 제가 연기하면서 의심이 드는, 저와의 싸움이 힘들었다. 다른 건 아무것도 힘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원작의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지렁이 국수 시퀀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영희는 “찍으면서도 과연 어떻게 나왔을까 궁금했다. 오늘 보니까 다행히 지렁이 국수는 잘 나온 거 같다. 아주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각색 과정에서 탄생한 유일한 캐릭터 박수무당 해천비 역의 이태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태리는 “부담도 됐지만, 설레기도 했다.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캐릭터가 새롭게 탄생할 수 있을 거란 설렘이 있었다. 감독님이 세련되고 멋있는 박수무당을 원해서 최대한 멋있게 잘 나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여곡성’은 오는 8일 개봉한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