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모 핵심회원 ‘서유기’ 김경수 재판 증인 출석
“드루킹이 ‘유시민 총리’ 검색어 올린 것 강하게 어필”
“김경수, 고개 끄덕이며 킹크랩 개발 허락...팬카페도 만들어”
[서울=뉴스핌] 김규희 이학준 수습기자 = 포털사이트 댓글순위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적 없다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드루킹 측근은 “김 지사가 ‘산채’에 방문했을 당시 킹크랩 시연을 한 사실이 있으며 김 지사의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0.29 leehs@newspim.com |
드루킹 김동원(49)씨 측근이자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회원인 ‘서유기’ 박모(31)씨는 29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댓글공작 등 공범 혐의 정식 첫 공판 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박 씨는 “2016년 11월 9일 김경수 당시 의원이 산채(경공모 사무실)를 방문했을 때 킹크랩 시연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허익범 특별검사 측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드루킹이 김 의원 방문 전까지 킹크랩 개발을 마치라고 주문했다”고 답했다.
시연회 당일 구체적 상황도 증언했다. 박 씨는 “김 의원에게 브리핑 할 때 드루킹이 ‘유시민 총리’ 검색어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린 것을 강하게 어필했다”고 기억했다. ‘킹크랩’은 댓글순위 조작 프로그램이다.
박 씨에 따르면 드루킹 김 씨는 김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를 강의장에서 빠져나가도록 지시했다. 이어 ‘둘리’에게 잠수함(조작에 사용된 휴대전화)을 가지고 들어오게 한 뒤 김 지사 앞에서 직접 시연했다.
김 지사의 허락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박 씨는 “김 의원의 허락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하니 드루킹이 ‘김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씨는 경공모가 김경수 당시 의원을 후원한 사실과 이후 관계가 틀어진 과정도 말했다.
박 씨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초선 모금 캠패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우리도 김 의원에게 기부했다”며 “드루킹 지시로 팬카페 ‘우유빛깔김경수(우경수)’도 만들어줬다”고 했다.
이어 “2017년 대선 직후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면서 관계가 틀어져 우경수를 폐쇄했고, ‘손 뗀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씨는 허익범 특검 측의 “킹크랩 작업뉴스는 선정은 누가 했냐”는 질문에 “큰 틀은 드루킹이 선정한다”고 답했다.
김 지사로부터 건네받은 기사목록을 김씨가 우선적으로 처리하라 지시했으며 그 결과를 김 지사에 보고했다는 박씨의 증언이다.
박 씨는 “때때로 김경수 도지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뿌리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AAA'나 ‘AAAAA'라는 표시가 붙어 있는 건 김경수 당시 의원이 보낸 기사라는 의미”라며 “드루킹이 직접 알려줬으며 비밀대화를 통해 작업 내용을 김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 2016년 9월 28일 김 의원이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산채’에 온다는 걸 드루킹이 말해줬고 PPT자료를 만들면서 브리핑을 준비했다. 양이 많아 김 의원이 왔을 땐 내용을 화면에만 띄워놨었다”고 덧붙였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