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중간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이른바 반(反) 트럼프 성향의 인사들에게 ‘폭발물 소포’가 동시다발적으로 배달된 사태로 인해 미국 사회 분열 양상이 여기저기서 터지며 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폭발물 소포 수신자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CNN 방송 등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단골 표적’인 반대 진영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두고 트럼프 진영과 반트럼프 진영에서 제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언론과 민주당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공격적 언행이 드디어 실제로 폭력사태를 유발한 것이라 비난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의 언론 공격이 현실 폭탄으로 둔갑했다”고 보도했고, CNN 정치분석가 데이비드 거건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바로 그 순간부터 이 나라에 증오로 가득찬 맹견들을 풀어 놓았으며 이제 그 맹견들이 서로를 물어뜯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의 공격 대상이 폭탄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으며, 뉴욕타임스(NYT)는 “정치적 분열의 독성이 도를 넘었다”고 논평했다.
언론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을 향한 무모한 비판이 현실의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재차 경고해 왔다. 실제로 일부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을 취재할 때 신변 보호를 위해 경호원을 대동하기도 한다고 CNN이 보도했다.
제프 주커 CNN 월드와이드 사장은 “백악관은 언론에 대한 공격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관료들은 자신들이 뱉은 말이 중대한 파장을 일으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트럼프 진영과 일부 극우파 진영에서는 이번 폭발물 소포 사태가 민주당 측의 위장술책이라는 음모이론을 제기했다. 트럼프 진영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한 자작극이라는 주장이다.
백만장자 방송인으로 유명한 러시 림바우는 “공화당이나 보수파에서 이런 짓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뒤집어 생각해 보면 민주당 측의 자작극이라는 것이 더 그럴 듯 하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일가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보수 조직 터닝포인츠USA의 공보 담당자인 캔디스 오웬스는 “폭발물 소포에서 유일하게 의심스러운 점은 이 소포들이 전송된 시기”라며 “남쪽 국경을 향해 밀고 들어오는 캐러밴과 가짜 폭탄 위협, 이 모든 것은 중간선거를 노린 좌파들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폭발물 소포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 CNN 외에도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맥신 워터스 민주당 하원의원, 트럼프 대통령이 기밀 취급 권한을 박탈한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민주당 기부자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등에게도 배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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