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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영어마을' 존폐 놓고 지자체·학부모 충돌

기사입력 : 2018년10월19일 11:23

최종수정 : 2018년10월19일 14:17

구 "교육 효과 크지 않다" vs 학부모 "체험 자체가 효과"
서울시 "연구용역 완료 뒤 검토 예정"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서울영어마을 관악캠프(관악영어마을)의 존폐를 두고 학부모와 담당 지자체인 관악구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서울시와 관악구청에 따르면 서울대 후문 쪽에 위치한 관악영어마을을 활용해 벤처밸리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취임후 관악마을을 창업벤처밸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영어마을에 자녀를 교육 보냈던 학부모들은 "부담스럽지 않은 수업비로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영어마을 존치를 위한 서명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관악영어마을을 민간업체에 위탁하고 있는 서울시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관악영어마을의 활용방안 연구 용역 결과를 보고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 관악구 "영어마을 터, 벤처밸리로 조성해야"

관악구는 관악영어마을의 적자가 크다는 이유로 용도를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논란이 되는 '낙성벤처밸리'는 관악영어마을 대체 방안 중 하나다.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핵심공약으로 서울대 근처에 있는 관악영어마을 터를 활용해 낙성벤처밸리라는 창업 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서윤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영어마을이 생기던 시점은 한창 영어유학 붐이 일 때지만, 지금은 여러 곳에서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관악영어마을은 사실상 방과 후 학원 수준으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학원비 감면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이 학생의 교육적 측면, 시의 재정적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영어교육뿐 아니라 4차산업 관련 교육도 진행하는 송파풍납캠프 [사진=서울창의마을·풍납캠프]

실제로 전국 곳곳의 영어마을은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운영 프로그램을 다변화하는 추세다. 송파풍납캠프와 강북수유캠프는 영어교육뿐 아니라 직업탐구·코딩교육·소프트웨어학습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 또 전남 강진외국어타운은 '강진귀농사관학교'로, 군포국제교육센터는 '군포책마을'로 바뀌었다. 

그러나 관악영어마을은 저소득층이 많고, 서울 서남권 지역 영어교육 수요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영어 교육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 학부모 "아이들 위해 영어마을 필요해"

반면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교육 차원에서 영어마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악영어마을 존치와 확대발전을 위한 학부모 모임'은 지난 7월 말부터 관악구 주민들과 학부모들에게 영어마을 존치를 위한 서명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서명에 동참한 인원은 1300명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0월 말까지 학부모 서명을 모은 뒤, 관악구청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명에는 관악 영어마을 입소를 앞둔 인근 동작구·구로구 학부모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악영어마을 존치와 발전을 위한 청원 서명지. [사진=관악영어마을 존치와 확대를 위한 학부모 모임 제공]

박복남 학부모 모임 대표는 또 "주입식 교육만 있는 대한민국에서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 영어를 쓰면서 진로 학습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영어마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에 대해선 "체험의 효과는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계 관계자들 또한 영어마을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홍선호 서울교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지루한 수업 대신 원어민과 대화하는 기회를 주는 것부터 학생에겐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A(34)씨는 "영어마을은 저소득층에게 부담이 없는 데다, 효과도 분명 있는 수련 시설"이라고 했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11월 발표 예정인 외부 전문기관의 관악영어마을 활용 연구분석 결과를 토대로 향후 운영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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