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설투자 '보류'
증권가, 내년에도 메모리 시장 '호황'…세계 1위 삼성, 최대 성과 기대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삼성전자가 시장의 '반도체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내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고점 논란을 비롯해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굴기 등 여러가지 반도체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시장을 독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외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공장에 대한 하반기 시설투자 계획을 보류하는 등 반도체 생산량에 대한 조절에 나섰다. 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의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는 반도체 고점 이슈에 대비한 조치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시장상황을 고려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신규투자를 제한,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공장에 대한 증설(투자)은 없을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초과에 대한 우려(반도체 고점 이슈)가 많지만, (삼성전자의 신규투자 제한으로) 공급제약이 더욱 심화될 전망으로 내년 반도체 수급은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에도 내년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상용화됨에 따라 스마트폰에 채용되는 D램 용량이 증가(올해 5~6GB→내년 8GB), 모바일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 내년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이 제조사의 공급증가율(20%)보다 높은 2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D램 가격은 올 하반기부터 하락할 수 있지만, 이는 불황기라기 보다는 계절적 비수기로 봐야한다"며 "더욱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위 공급사인 삼성전자가 키를 쥐고 있어 (투자 보류를 통해) 전략적으로 D램 공급과잉 상태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연말부터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입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공급과잉이 올 수 있다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현실적인 영향력은 미미할 전망이다. 실제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당초 연말부터 양산을 준비했던 중국 기업들이 양산 기술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심지어 일부 중국 업체들은 국내 장비 업체와의 장비 발주를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올 연말부터 메모리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고 선언했지만, 아직 공장 내 양산 장비를 완전히 설치하지 못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업체들은 반도체 사업 진출을 포기한다는 소문까지 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올 초 삼성전자에게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의 자리를 내준 인텔이 최근 마이크론(세계 3위 D램 업체)과 결별을 선언, 양사가 수년 간 공을 들였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3D크로스포인트(D램과 낸드플래시의 특성을 모두 갖춘 차세대 메모리의 일종)'의 시장확대도 어려워져 삼성전자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개발은 호재를 맞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D크로스포인트와 비슷한 성질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올 연말부터 'eM램'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인텔이 수익둔화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과 마이크론의 결별은 3D크로스포인트의 시장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삼성전자는 집중적인 R&D를 통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로 인텔과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협력도 불가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고점논란속에도 계속해서 수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반도체 사업의 성과에 힘입어 17조5000억원의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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