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판준비기일서 혐의 부인 입장 유지
"킹크랩 시연회 참석 안했다”
허익범 특검, ‘인력난’에 직접 재판 참석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포털사이트 댓글순위를 조작한 ‘드루킹’ 일당과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 측이 드루킹 진술 조서가 협박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며 향후 검찰 증거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드루킹’ 김동원씨와 공모해 인터넷 기사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18.08.17 deepblue@newspim.com |
김 지사 측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댓글공작 등 공범 혐의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공판에는 허익범 특별검사가 직접 나섰다. 대변인이었던 박상융 특검보와 함께 재판에 출석했다.
김 지사 측은 특검 측에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함과 동시에 특검이 협박을 통해 ‘드루킹’ 김동원 씨 진술 조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그 신빙성을 의심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조항에 따라 지난달 27일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했으나 특검 측이 거부했으며 수사기록 목록조차도 누락한 점이 확인됐다”며 “드루킹이 지난 7월 진술조서 말미에 자필로 ‘노회찬 관련 진술에서 특검의 추가기소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도 특검 입맛에 맞게 진술했다’는 취지의 글을 썼는데 그 부분이 목록에 없다”고 했다.
이어 “조서에 이런 진술이 있다는 것은 드루킹 진술 신빙성을 심각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특검 조사에서 일종의 협박을 통해 조서가 작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재판부에서 수사기록 목록과 관련해 열람등사 명령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특검은 “진술내용 중 혐의에 대한 추가 부분도 있고 해서 그 부분을 피고인에 대해 반영 안 한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 측은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이어나갔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경공모 산채(사무실)를 방문하거나 드루킹이 피고인에게 기사목록을 송고한 사실은 인정하나 피고인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거나 개발‧운용에 지시 또는 승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기사 목록을 전송한 것은 ‘정치인의 일상적 행위’이며, 피고인이 댓글순위 조작을 알지도 못했던 이상 일본 오사카 총영사 추천이나 센다이 총영사 추천에 대가관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 측 주장에 대해 드루킹 외 사람에게 기사목록을 보낸 전례가 있는지, 인사추천과 관련해 청와대에 후보를 추천하고 안 됐을 경우 대안을 다시 전달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 일인지 등 뒷받침 자료를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절차를 마무리하고 29일 정식 첫 공판을 열고 피고인 인정 신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 기일과 관련해 현직 도지사인 김 지사 측과 특검팀 등 입장을 조율해 향후 구체적인 공판기일을 지정하기로 했다.
허익범 특검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게 중요하지만 피고인을 강박했다고 변소한 부분에 대한 입증에 주안점을 두겠다”며 “사안 중요도에 따라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또 (재판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허 특검은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한 김대호·최득신 특검보가 최근 사임하자 인력난으로 불가피하게 재판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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