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로 인한 실종자가 실제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재난 당국이 이번주 희생자 수색작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혀 피해자 가족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CNN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발라로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달 28일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술레웨시섬을 덮친 지 열흘째, 희생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가 1763명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6일 하루동안 피해지역 한 곳에서 회수한 시신만 최소 34구이며, 7일에는 확인된 희생자 수가 더 늘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실종자는 5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토포 푸르오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현재까지 소재 파악이 안 된 주민이 5000여명에 이른다”며, 이들 대부분이 쓰나미가 휩쓸고 간 발라로아와 페토보 지역에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실종됐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으나 구조대원들에 따르면 최소 수백명은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당국은 오는 11일 구조 및 수색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수토포 대변인은 이날 자카르타 기자회견에서 ‘제한된 일부 작업’은 계속하되, 대규모 인력과 중장비가 동원되는 수색작업은 이번주에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조작업이 종료될 때까지 찾지 못한 피해자는 모두 실종자로 분류될 예정이다.
이날까지 공식 집계된 실종자 수는 265명이다. 대부분 팔루 지역에서 집계된 수치다. 발라로아와 페토보는 마을이 거의 통째로 진흙에 파묻혀 수색작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팔루의 무너진 집에서 어머니 초상화를 찾아낸 아구스 파드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여동생 가족이 실종됐다는 발라로아 주민 하자 이카야(60)는 “우리는 가족과 친구들을 아직 찾지 못했는데 그들은 벌써 포기하려 한다”며 정부 방침에 분통을 터트렸다.
발라로아는 강진이 발생한 후 생긴 대형 싱크홀에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 주택 1700여채와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삽시간에 쓸려가, 실종된 주민 대부분이 진흙 아래 깔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카야는 “우린 이슬람교도다. 제대로 된 이슬람식 장례를 치러야 한다”며 “(내버려두는) 이런 방식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토보에 거주하는 데데 디만(25)은 구조대가 여동생을 잃어버린 곳을 수색조차 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페토보 역시 쓰나미에 지반이 물러지면서 주택 700여채 대부분이 진흙에 묻혔다. 일부 주택은 지붕까지 파묻혔다.
디만은 “주민들이 이미 화난 상태”라며 “(정부의) 포기에 동의할 수 없다. 그들이 포기하더라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겠다. 여동생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디만 형제들은 이번 지진으로 어머니를 잃고, 현재 피난소에 머물고 있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