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방북 마치고 20일 귀국 기자회견서 밝혀
"北 '영구적 폐기',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와 같아"
"美 요구한 비핵화 중재안 들고 트럼프 만나 논의"
폼페이오 재방북 · 2차 북미정상회담도 요청할 듯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북한이 미국과 국제사회가 견지해온 비핵화의 개념인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수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보고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에서 사용한 '영구적 폐기'라는 용어는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폐기'와 같다"고 밝혔다. '검증가능'과 '불가역적'은 CVID를 이루는 핵심 개념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한눈에 보는 이슈] 트럼프 언급한 '비핵화' CVID 뭔가
[서울=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2박 3일간의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보고를 하고 있다. 2018.09.20 |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거듭 확약했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CVID는 미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북한에 요구했던 비핵화의 개념이다. 북한은 'CVID'라는 표현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이 용어를 북한의 굴복이라며 대미 투항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북한의 거부감 때문에 지난 6.12 싱가포르 선언에서도 CVID는 담기지 못했다. 대신 미국은 CVID라는 표현 대신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이 '영구적 폐기'가 검증가능·불가역적 폐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북한이 CVID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어도 CVID의 개념은 사실상 수용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2박 3일 간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를 방문해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09.20 |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선제적인 상응조치들이 취해진다고 한다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 등 미국의 단계적인 상응조치가 있다면 북한 역시 미국이 요구하는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목표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북한이 취해나가야 할 조치와 순서, 그에 대해서 미국 측에서 취해야 할 상응조치와 단계들은 북미 간의 협의가 돼야 할 내용"이라면서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대국민 보고를 마친 후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2018.09.20 |
문 대통령은 오는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CVID의 개념을 담은 중재안을 미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에 담지 않은 구두 합의들 역시 함께 전달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빠른 방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