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단의 방북 '11시간 40분', 짧고도 길었던 남북 만남
서해 직항로 통해 오전 9시 평양 도착 후 北 고위층과 연쇄회동
김정은 위원장 만나 문 대통령 친서 전달...비로소 가슴 쓸어내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대북 특별사절단의 방북 11시간 40분 일정이 공개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특사단은 지난 5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교착 국면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결정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여권 관계자는 "특사단의 일정을 보면 마치 사흘에 걸쳐 진행돼야 할 주요 행사들을 하루에 다 몰아놓은 것 같다. 엄청난 일정을 소화한 것"이라며 "특사단 모두 피로도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뉴스핌] 이형석 기자 = 대북특사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 두 번째 부터)과 서훈 국정원장이 5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특별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09.05 leehs@newspim.com |
특사단 구성은 지난 3월 1차 방북 당시와 같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으로 구성된 특사단은 이날 오전 7시40분께 서울공항을 출발해 평양 국제 비행장에 도착했다.
특사단은 공항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통일전선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은 후 곧바로 고려호텔로 이동했다.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와 서훈 국정원장 등 대북특사단이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타고 오후 2시 성남공항을 이륙해 서해 직항로로 평양을 방북한다. 특사단이 비행기에 오르며 인사하고 있다. 대북특사단은 정의용 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과 실무자 5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사진공동취재단 |
오전 9시33분 고려호텔에 도착한 특사단은 38층 미팅룸에서 곧바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선권 위원장 등과 20여분간 환담을 나눴다. 김 부위원장은 먼저 자리를 떠났고, 특사단은 리 위원장과 환담을 이어나갔다.
특사단은 오전 10시22분 공식면담을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이후 특사단은 10시 30분부터 12시를 넘긴 시간까지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교착 국면인 남북 비핵화 협상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비롯한 대북특별사절 대표단이 탑승한 특별기가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평양으로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특사단은 김 부위원장과 리 위원장 등 북한 인사 5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전반적인 의제를 조율했다. 식사를 마친 후 남북은 이달 중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일정 조율에 나섰다. 이 때가 오후 3시였다.
남북정상회담 협상에 나선 특사단은 오는 18~20일 평양서 정상회담 개최하는 일정을 최종 확정 짓고 나서야 한 숨을 돌렸다. 특사단은 그제서야 허리띠를 풀고 저녁식사를 했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만찬을 하고 있다는 청와대의 설명이 있었지만, 실상 북측 인사들과 함께 한 식사가 아닌 우리 특사단끼리 가진 식사였다는 후문이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의 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청와대]2018.09.05. |
다만 특사단은 저녁식사를 하면서도 북측 인사들과 남북정상회담 일정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특사단은 북측 인사와 함께 식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식사 중에도 북측 인사들을 방문하고, 북측 인사들도 남측 특사단의 식사 장소를 찾아와 대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미뤄볼 때 저녁식사를 같은 식당, 다른 룸에서 진행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저녁식사가 끝난 뒤 양측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간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내주초 판문점에서 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경호·통신·보도에 관한 고위급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의 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청와대]2018.09.05. |
저녁 이후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도 확정 지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판문점 선언 이행 성과 점검 및 향후 추진 방향 확인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및 공동 번영을 위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상호 신뢰 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협상이 마무리된 후 특사단은 저녁 8시 40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이날밤 9시 50분께 성남 서울공항으로 돌아왔다. 특사단의 역할은 서울 도착 후에도 끝나지 않았다. 특사단은 곧바로 청와대로 이동, 문재인 대통령에게 회담 성과 및 향후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방북 일정이 대략 11시간 40분 정도 되는데, 너무나 길고 긴 하루였을 것"이라며 "특사단의 이날 하루는 우리 정부부처의 사흘 일정에 해당될 정도로 빠듯하게 잡힌 스케줄이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의 특사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5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반갑게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청와대].2018.0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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