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출마 후보자들, 상대 후보자 비판보다 '화합' 강조
유승민 의원, 박주현·이상돈·장정숙 등 출당파는 '불참' 옥의 티
손학규 대표, 27.02% 득표율로 당선…기대에 못미쳤다는 평도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바른미래당이 2일 통합 이후 지도부 선출을 위한 첫 전당대회를 마쳤다. 온라인과 ARS로 미리 투표를 마친데다, 당의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작은 규모로 조용하게 치러진 전당대회였다.
하지만 TV토론회에서 보여준 서로에 대한 비판이 무색할 정도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보다는 유머와 화합이 앞선 전당대회이기도 했다. 다만 유승민 전 대표와 '유승민계' 의원들이 일부 불참한 것은 '옥의 티'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후보가 정운천 후보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8.09.02 yooksa@newspim.com |
이날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는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치러졌다. 400석 규모의 대회의실이 당원과 지지자들로 일찌감치 꽉 찼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들이 입장할 때마다 지지자들은 해당 후보자의 이름을 연호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하나같이 '통합·화합' 강조…된다송부터 화투까지 등장한 '유머있는' 후보발언
전당대회 개표결과 직전 각 후보자들의 인사말에서 공통된 키워드는 '통합과 화합'이었다.
가장 먼저 연단에 나선 하태경 후보는 "사실 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평소 하태경답지 않게 많이 봐 주는 싸움을 했다"면서 "특히 손학규 선배님은 제가 평소에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기 때문에 팩트에 근거해 비판했는데 손 선배가 경륜으로 잘 피해나가시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준석 후보는 저보다 더 모멸차게 다른 후보를 공격했다. 그래서 이번 전당대회가 좀 살았다(흥행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전당대회 과정에 있었던 우리 내부의 경쟁과 긴장이 화합과 미래를 위해 하나로 통합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손학규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미소로 화답했다.
정운천 후보는 '된다송'을 유도하며 당내 분위기를 바꾸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정운천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09.02 yooksa@newspim.com |
정 후보는 "우리 바른미래당이 현재 죽음의 계곡에 있다, 칠흙같은 어둠속에 있다고 한다"면서 "다들 어둠 속에만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 제 구호 한번 외치고 시작하겠다. 전주에서 저 당선시켜 주신 분들이 오셨는데 다함께 외쳐보자"면서 된다송을 불렀다.
조용했던 분위기에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함께 '된다 된다 된다, 된다 된다 꼭 된다'를 외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현재의 정치 상황을 '화투'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 당에 훌륭한 대선주자 두 분이 계신다. 거기에다 손학규 후보님도 충분히 대선에 나가실 자질이 있으니 세번째 대선주자가 되면 광이 3개, 3점"이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지지율 끌어올리고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제 친정이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가 대선을 위한 길로 지도부와 똘똘 뭉쳐 나가면 1년도 안돼 한국당에 광박을 씌울 수 있다"면서 "경제에 대안이 없고 안보에 우왕좌왕하는 민주당은 지지율 내려가면 피박이다. 앞으로 우리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에는 광박, 민주당에는 피박을 씌워 꼭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 출당파 비례대표 의원들은 불참…'화학적 통합' 가능할까
이날 전당대회에는 후보자들을 비롯해 김동철 비대위원장과 김관영 원내대표, 김삼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해 주승용 국회 부의장 등 의원 21명과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후보가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2018.09.02 yooksa@newspim.com |
하지만 유승민 전 대표를 비롯해 지상욱·이혜훈 의원 등 유승민계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바른미래당에서의 출당을 요구하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불참했다.
이날 많은 후보자들과 손학규 대표가 강조한 것처럼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겠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유승민 대표도 안철수 대표가 우선 퇴진을 했으니 그런 생각에서 안나온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또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비례대표 세 의원의 출당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거기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필요가 없다"면서 "소위 출당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생각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낮은' 득표율로 당선된 손 대표…"감사할 따름"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왼쪽부터), 권은희 최고위원, 하태경 최고위원, 손학규 신임 당대표, 이준석 최고위원이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18.09.02 yooksa@newspim.com |
한편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손 대표의 '득표율'을 두고 언급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손 후보는 후보들 중 가장 높은 27.02%의 득표율을 얻어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이어 최고위원에는 하태경(22.86%), 이준석(19.34%)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권은희 후보는 6.85%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얻었지만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손 대표와 하 최고위원의 득표율 차이는 5%p가 채 안 된다. 손 대표의 인지도나 당 안팎의 지지세를 기반으로 '대세론'이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격차가 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손 후보에게 '하 후보와 득표율이 크지 않은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손 대표는 "저를 당선시켜주신 당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