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지시에 본격 논의 돌입할 듯
'종부세 트라우마'로 세율 마냥 올리기도 부담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3주택 이상이나 초고가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0일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 필요성을 언급한 후 당정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 것인가에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간별 세율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신도시급 대규모 물량 공급,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당 내 심도 깊은 논의는 미진한 상황이다. 복수의 핵심 관계자들은 “내가 아는 한에서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대표의 ‘엄명’이 떨어진 만큼 기재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당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종학 중소벤체기업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태년 정책위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2018.08.30 yooksa@newspim.com |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여권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폭등을 막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던 경험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조기에 안정되지 못하면 답답한 내수 상황과 겹치면서 이번 정권을 위기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종부세 개편안이 시장에서 '미풍'이란 평가를 받으면서 이번 아파트 가격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는 점이 당정을 긴장시킨다.
그렇다고 당청이 무턱대고 종부세를 마냥 올리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정권을 조기 레임덕으로 몰고 갔던 2005년 종부세 트라우마가 문재인 정부 한 켠에 무겁게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정부가 종부세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재조정하는 한편 각 종 미시적인 수단들을 동원해 집값 잡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과표 6억원 이하 세율은 현행 0.5%를 유지하되 6억원 초과는 과표 구간에 따라 0.1~0.5%p올라간다. 이에 따라 현재 0.75~2.0%인 세율이 0.85~2.5%로 상향된다.
하지만 정부안이 부동산 급등세를 잡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이미 여실히 드러난 만큼 당 차원에서 세율 조정이 예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제출된 정부안에 대해 수정하거나 새로운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권한"이라고 말했다.
또 종부세에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80%에서 내년부터 바로 90%로 상향시킬 가능성이 있다.
지난 30일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현재 80%로 규정한 것을 정부안은 2년에 걸쳐 90%로 올리는 것인데, 굳이 2년에 걸쳐 나눠 올릴 필요가 있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 외 공시가격이 시세의 50%도 반영을 못하는 지적을 반영해 공시가격 현실화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또 공급 측면에서 물량 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 정책위의장은 "(당정청 협의를 통해) 신도시 개발 못지않은 과감한 공급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당정이 함께 시장 상황을 보고 있고 계속 논의를 진행했다"며 "일단 이번 주말을 지나고 나서 보자"고 말했다.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