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출판

속보

더보기

[도서관 전쟁의 그늘②] 정부와 지자체 방관이 만든 '비정규직 도서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사서 배치 기준 정한 현행법 무시하는 지자체..정부는 뒷짐
법정 사서 배치 기준 2만3222명인데 현실은 4238명에 불과

[편집자] 전국의 공공도서관이 지난해 1000곳을 넘어섰다. 서울, 경기 등 전국 지자체가 ‘인문학 도시’를 표방하면서 경쟁적으로 도서관을 건립한 결과다. 도서관은 시민들의 수요가 높고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지자체장에게는 ‘표심’을 자극하기 좋은 수단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지자체의 도서관 전쟁, 하지만 그 이면에는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공공도서관의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비정규직 양산소’로 전락한 국내 공공도서관의 실태와 원인,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공공도서관이 비정규직 양산소로 전락한 이유로 정부의 느슨한 제도와 빈틈을 노린 지자체들의 꼼수가 지목되고 있다. 도서관계는 정부가 공공도서관의 법정사서 배치 기준을 완화하려고 하는 한편 지자체들은 정부 탓만 하며 문제 해결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공도서관 내실화에 손 놓은 정부

현행 도서관법은 모든 공공도서관에 일정 수준의 사서(정규직)를 배치하도록 기준을 정하고 있다. 동법 시행령 제4조 1항 도서관의 사서 배치 기준에는 “도서관 건물면적이 330제곱미터 이하인 경우에는 사서 3명을 두되, 면적이 330㎡ 이상인 경우에는 그 초과하는 330제곱미터마다 사서 1명을 더 이 같은 법적 조항은 ‘최소 기준’을 규정하기 위해 마련됐음에도 지자체들은 오히려 이를 ‘상한선’으로 이용하는 실정이다.

공공도서관의 사서 배치 기준을 명시한 도서관법 시행령 [캡처=국가법령정보센터]

실제로 9일 한국도서관협회가 조사한 ‘공공도서관 사서배치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 기준 공공도서관에 배치돼야 할 법정 사서 기준은 2만3222명이다. 하지만 실제 배치된 정규직 사서는 4238명으로 법정 기준의 18.3%에 머물고 있다. 법정 사서 기준으로 따져보자면 1관당 23.5명이 배치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4.3명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지자체들이 법정 사서 기준을 어기더라도 별다른 벌칙 조항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정규직 사서를 배치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유명무실한 조항으로 전락한 상태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기준마저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도서관계와 갈등을 빚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8월 기존 사서 배치 기준을 “660㎡ 미만이고 장서가 6000권 미만인 경우와 사립 공공도서관의 경우 1명 이상의 사서를 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도서관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개했다. 330㎡ 이상 규모의 공공도서관에는 3명 이상의 사서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한 현행 기준을 느슨하게 풀어준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에 도서관계는 “문체부의 개정안은 규모에 따라 사서를 증원하도록 한 현행법을 대폭 손질해 지자체의 편의만 봐주는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며 “정부가 공공도서관 내실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꼼수 부리는 지자체, 부채질하는 정부

공공도서관을 운영하는 지자체들은 정부의 ‘공무원 총정원제(기준 인건비)’에 발이 묶여 정규직 사서를 채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기준 인건비는 현행법에 따라 지자체별로 공무원 정원을 정해놓고 이 안에서만 채용하도록 한 제도다. 기준 인건비를 초과할 경우, 행안부가 지자체에 주는 ‘보통교부세’가 감액되는 패널티가 있다.

지자체들은 산하에 다른 기관들도 모두 공무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같은 패널티를 감수하면서 공공도서관에 정규직 사서를 채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공도서관 사서들과 한국사서협회 등에 보낸 사서 배치기준 개정안 관련 설문조사 공문 [사진=한국사서협회]

경기도 관계자는 “필요한 사서 인력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건 현재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지자체보다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도서관계는 지자체들이 공공도서관을 폭발적으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확충하면서 내실을 다졌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문체부의 공공도서관 평가도 정량평가에만 집중돼 있어 지자체의 비정규직 사서 채용을 부채질 하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전국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운영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평가는 인적자원, 시설환경 등 5개 분야로 구분하고 정량·정성평가로 나누어 진행된다.

이 중 인적자원분야의 평가지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고 관리자의 전문성 및 경력 △봉사대상 인구 1,000명당 사서수 △전문성 증진을 위한 직원 교육훈련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 배점은 50, 40, 55점이다. 이는 인적자원 평가기준 중 가장 낮은 배점이다. 특히 전체 평가점수 1000점에 비춰봤을 때도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운영평가의 평가기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결국 현행법과 관련 제도에서는 공공도서관이 비정규직을 무차별 채용해도 별다른 벌칙도, 정규직을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당근책도 없는 셈이다.

윤명희 경기도사서협의회장은 “정부와 지자체 모두 도서관을 크게 확충하던 시점부터 인적구성에 대한 고민과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이 지경까지 왔다”며 “지금이라도 도서관 확충의 속도를 늦추고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mbong@newspi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