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1만2700명 넘어서
사우디·러시아 등 보수사회 동참
[파리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러시아 등 세계 각국 운동선수를 비롯해 수천 명이 파리에 모여 '제10회 게이 게임즈' 개막식을 즐겼다. 이번 '게이 게임즈'는 성 소수자 및 트렌스젠더 인권 향상을 목적으로 오는 12일까지 개최된다고 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게이 게임즈'는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성 정체성·인종·성별·나이·국적·운동능력·HIV 감염 여부·종교·정치적 신념 등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아마추어 운동경기다. 초기에는 '게이 올림픽'이란 명칭을 사용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이라는 단어의 독점권을 주장해 명칭을 바꿨다.
프랑스 파리에서 '제10회 게이 게임즈' 개막식이 열렸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달 4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되는 '제10회 게임 게임즈'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스타디움에서 국기를 들고 입장한 선수들과 함께 막을 올렸다. 개막식에는 앤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고, 오디션프로그램 아메리칸아이돌 출신 가수 에이다 복스(Ada Vos)와 기예단, 무용수 등의 공연으로 분위기를 더했다.
9일간 개최되는 '제10회 게이 게임즈'에는 총 91개국 1만27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들은 연령이나 성별, 성적 지향에 관계없이 참가해 축구, 수영, 배우, 세일링 등 36개 종목에서 우열을 가린다.
보수사회 국가의 동참도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는 2013년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금지법(일명 반 동성애법)'을 제정하고 성소수자를 탄압해왔으나, 이번 '게이 게임즈'에 선수 58명이 참가했다. 동성애를 사형으로 엄격하게 처벌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성소수자 구금 및 학대가 비일비재한 이집트에서도 각각 1명씩 참가했다.
다만 프랑스는 최근 반 동성애 시위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9년 안에 성소수자 여성의 인공수정을 합법화하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선거공약이 물거품이 될 위기다.
프랑스 성소수자 인권단쳬 SOS호모포비에(SOS Homophobie)는 성소수자 혐오로 인한 신체 공격이 2016년에 비해 2017년에 15%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10회 게이 게임즈' 개막식 중 무지개 깃발을 들고 거리를 달리는 행사가 진행됐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게이 게임즈' 주최측은 행사를 진행하는 지역경제에 5800만유로(약 752억6892만원)의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8 게이 게임즈'는 프랑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프랑스 최대 은행 BNP 파리바그룹과 자동차제조회사 르노, 제너럴일렉트릭 등 대기업도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게이 게임즈'는 198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선보인 후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파리는 지난 2012년 암스테르담, 런던, 리우데자네이루에 이어 10번째 개최도시로 선정됐다.
게이게임즈연맹(FGG·the Federation for Gay Games)는 지난해 11번째 개최도시로 홍콩을 선정했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