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지속적인 약속을 분명히 했다며 싱가포르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논쟁적인 발언을 일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RF 일정 후 워싱턴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리 외무상의 발언이 걱정되는 지 묻는 질문에 북한의 성명의 어조가 작년과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외무상)은 비핵화에 대한 그들의 지속적인 약속을 분명히 했다"며 "아마 그의 말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거의 비슷하다. 지난 수년에 걸쳐 북한이 내뱉은 분노와 증오와 비교해보라. 그의 발언은 달랐다"고 주장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4일, ARF에서 북한이 "책임감 있고 선의의 방식"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지도자의 공동성명을 이행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재를 풀기 전에 북한이 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과 다른 단계적인 대화를 요구했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공동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수 차례 실패했던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지 않을 것이고, 북미정상회담 합의안 자체가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팀이 북한 측과 싱가포르에서 접촉해 고위급 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꺾어놓은 것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실제로 폼페이오와 리 외무상의 만남이 짧은 악수에 그쳤다며 리 외무상은 지난 4일 폼페이오가 회의장을 떠난 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의도에 경각심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폼페이오는 미국의 "임무 성명서"는 여전히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꼭 끝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그가 약속한 바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반면, 폼페이오를 비롯한 협상팀은 북한이 지속해서 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기자들은 싱가포르서 리 외무상과 정식 회담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폼페이오는 질문이 매우 "술어적(predicate)"이라며 "많은 대화가 오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는 지난 4일 리 외무상과 짧은 교류를 하며 "조만간 다시 대화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고 리는 "나도 공감한다. 많은 생산적인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북미 대화 진전과 관련해 북한이 부정적인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폼페이오의 방북 후 북한은 미국의 "갱스터(gangster)" 같은 외교를 비난하며 향후 대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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