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축구협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로이터=뉴스핌] 최윤정 인턴기자 = 크로아티아 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보조 코치 오르넨 부코예비치를 해고했다. 부코예비치는 선수 도마고이 비다와 함께 8강 러시아전에서 승리한 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는 영상을 올려 구설에 올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크로아티아 대 러시아 8강 경기.[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구호는 러시아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사용한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3월 말에 흑해 연안에 있는 크림 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가져와 러시아의 영토로 합병시켰다. '크림 반도 합병' 이후 우크라이나 동쪽 지역에서 친러시아 시위가 일어나는 등 대외문제로 예민한 사안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영토를 뺏겼으니 러시아로 가겠다”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비다는 현재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 '디나모 키예프' 소속 선수이다. 부코예비치도 같은 팀에서 뛴 적이 있다.
크로아티아 축구협회(HNS·Harvatski Nogometni Savez)는 8강 러시아전에서 승리한 후 "크로아티아에 영광을"이라고 외치는 영상을 올린 부코예비치 보조코치를 바로 해고 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로 인해 피파로부터 불이익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부코예비치 코치는 수비수 비다와 함께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 문제를 저격한 듯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해 정치인들의 공분을 샀다.
피파(FIFA) 인권위원회는 부코예비치에게 벌금 1만5000 스위스프랑(약 1680만원)을 부과하고, 반스포츠적 행위에 대한 경고를 내렸다. 영상에 함께 출연한 수비수 도마고이 비다는 경고만을 받아 준결승 진출이 가능해졌다.
크로아티아 축구협은 부코예비치와 비다도 발언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아니었는데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부코예비치는 이제 월드컵 참가를 못한다. 크로아티아팀을 감독할 의무를 덜어 준거다"라며 비꼬았다.
크로아티아는 '영상 사건' 후 마리아 만주치키와 안드레이 크라마리치가 참가한 선수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지 않았다. 국가대표팀 대변인은 "그 문제는 깔끔하게 처리됐다. 축구협회에서 발표한 내용 그대로고, 선수들에게 더 질문할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크로아티아는 12일 오전 3시(한국시간) 잉글랜드와 4강전에서 맞붙는다.
yjchoi753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