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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공생경영] SK주유소에서 택배 받고 세탁물 접수도...

기사입력 : 2018년07월16일 09:57

최종수정 : 2018년08월13일 10:06

<1> SK이노베이션 '주유소 상상프로젝트'로 3600개 주유소 공유
적극적 사회공헌 개념…하반기 전계열사 구체화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파리 날리는 거 보세요. 죽을 지경입니다. 기름만 팔아서는 더 이상 먹고살기 힘듭니다. 택배요? 글쎄요, 택배든 세탁소든 뭐든 같이 해서 먹고살 길을 찾아야죠."
서울 강서구에 소재한 주유소 사장의 하소연이다.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최대 1만3000곳이 넘던 전국의 주유소는 지난해 기준 1만2000개 아래로 줄었다. 알뜰주유소 같은 경쟁자의 등장도 있지만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버텨낼 재간이 없어 문 닫는 주유소는 점점 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주유소 업계도 자력갱생에 나섰다. 주유소 내에 편의점이나 커피숍 등 휴게시설을 입점시키는 것이다. 이후 햄버거 같은 간편음식을 파는 주유소들도 생겨났다. 더 나아가 조만간 주유소에서 택배나 세탁물 접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 같은 정유 업계의 주유소 활용 노력 덕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공유 인프라' 확대 차원에서 전국 SK에너지 주유소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 전국 3600여 곳 SK에너지 주유소 '공유 인프라' 활용

현재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 자산 공유 인프라 구상'의 첫 번째 프로젝트 차원에서 전국 3600개 주유소를 택배 등 물류 거점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국내 1위 택배 기업인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주유소에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울산의 SK에너지 풍차주유소 [사진=SK이노베이션]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전국에 있는 SK주유소를 지역 물류거점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J대한통운이 전국 3600여 개에 달하는 SK주유소 공간을 활용하면 기업이나 개인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주유소가 각 지역의 거점에 자리해 있고 도로와도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향후 SK에너지 주유소는 스타트업, 소상공인 및 물류 대기업을 아우르는 모세혈관 물류기지로 탈바꿈하게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택배가 필요한 기업이나 일반 고객은 지금까지와 달리 택배 시설에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 회사에 접수 후 길게는 하루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 협력 관계를 맺은 중간배송 전문업체에 택배 접수를 하면 1시간 이내에 기사가 방문해 택배를 수거해 주유소에 보관한다. 택배 회사는 정해진 시간에 주유소를 방문, 택배 수거 및 배송을 시작하게 된다.

CJ대한통운은 집하 및 배송 시간 단축이 가능해 물류 효율성을 높일수 있고, SK에너지는 주유소 기반의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주거지 인근의 주유소를 통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주유소를 공유 인프라로 활용해 사업 모델과 아이디어를 제안 받는 '상상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1만여 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그중 비즈니스 모델 부문 300여 건은 SK주유소가 주요 생활 거점에 있는 전국 최다 주유소 네트워크를 보유했다는 점을 토대로 △택배 배송, 간편 조리식 배달, 지역 세탁소와 연계한 세탁물 접수·수령, 실버 택배 등을 위한 지역 물류거점 △정보통신기술(ICT) 및 에너지 관련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주유소로의 변화 △유휴공간을 활용한 주차장 운영 또는 중고물품 거래 등을 담았다.

SK에너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 실현 가능성 및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 등을 고려해 밀킷(Meal Kit, 간편 조리식) 배송·공급, 세탁물 접수·수령, 스마트 페이먼트 등 우수상 3팀과 장려상 5팀을 포함한 총 8팀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SK에너지는 향후 수상팀들과 사업화 여부를 검토하고 이르면 올해 중 사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SK 미래 주유소 개념도 [사진=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관계자는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를 통해 스타트업, 예비창업인, 중소기업 등 사업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것은 다양한 외부 파트너들이 사업을 제안할 수 있도록 SK주유소 문턱이 낮아졌음을 의미한다"며 "앞으로 주유소를 통한 협력과 사업 확장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SK하이닉스, 협력사 위한 '공유 인프라 포털' 가동중

SK그룹의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교육 인프라 제공 등 협력사의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5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2018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생태계 강화가 중요하다"며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사와 공유 인프라 기반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협력사들은 현재 새롭게 오픈한 ‘공유 인프라 포털(https://sharing.skhynix.com)’에서 무상 혹은 시중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지식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또 SK하이닉스 장비를 활용한 웨이퍼 분석·측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외에도 SHE(Safety Health Environment, 안전·보건·환경) 컨설팅 무상지원 및 협력사 인력난 해소를 위한 청년 희망 나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 공유 인프라의 핵심 플랫폼인 '공유 인프라 포털' 시스템은 반도체 아카데미와 분석·측정지원센터로 구성된다. SK하이닉스 협력사들은 포털 회원 가입만 하면 반도체 아카데미를 통해 제조공정, 소자, 설계, 통계 등 120여 개 온라인 교육 과정을 자유롭게 무상으로 수강할 수 있다.

분석·측정지원센터는 SK하이닉스의 생산 장비, 분석 역량 등 유무형 자산을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사와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협력사들은 물질, 화학, 계측 등 3개 분야에서 자사의 장비와 재료가 실제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동작하는지를 빠르게 피드백 받을 수 있다. 분석 결과는 협력사들이 향후 제품 성능 보완 및 신제품 개발 등에 반영함으로써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공유인프라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공유 인프라 포털' 시스템은 구축 과정에서부터 협력사의 반도체 교육 및 기술 협력에 대한 수요 조사 결과가 반영돼 협력사들도 시스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지속경영 담당 신승국 전무는 "SK하이닉스가 30년 넘게 쌓아온 반도체 관련 인프라를 협력사와 나눔으로써 협력사와의 선순환 구조 강화는 물론 국내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최태원 회장 "공유 인프라 제공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

'공유 인프라'는 최태원 회장이 생존과 지속 성장이 가능한 '뉴 SK'를 위해 경영 철학으로 내건 딥체인지(Deep Change, 근원적 변화)의 핵심 개념 중 하나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딥체인지의 구체적 방법론으로 △더블 바텀라인(사회적·경제적 가치 동시 추구) △공유 인프라 △글로벌 경영(해외 시장 공략)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기업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가 함께 쓰는 공유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공유 인프라와 같은 새로운 모델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SK의 공유 인프라 실험은 올해 하반기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된다. SK이노베이션 외에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16개 계열사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전담하는 책임자를 선임하고 공유 인프라 구체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전국 3000개 대리점의 공유 자산 활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연초 신년회에서 "SK텔레콤의 유통망이 공유 인프라로 제공되면 3600개의 주유소뿐 아니라 3000개가 넘는 SK텔레콤의 유통망도 새로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통신 시장의 포화에 따른 수익성 회복 방안을 공유 인프라를 통한 사회적 가치 확대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SK C&C는 분당 사옥(SK u-타워)의 4개 층을 공유 오피스 공간으로 전환해 활용하고 있다. 공유 오피스는 최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의 일환이다. 물리적 공간의 변화를 통해 껍질을 깨는 사고와 행동의 변화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부나 봉사활동 같은 전통적 의미의 소극적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좀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사회 공헌이 공유 인프라 확대"라며 "하반기 이후 전 계열사의 공유 인프라 확대 방안이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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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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