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성 소수자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뿌리뽑기 위해 영국 정부가 직접 칼을 빼들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각) "끔찍한" 성 개조 치료 관행을 막고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렌스젠더) 인권을 신장할 75개안을 내놨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성명을 통해 "수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누구도 자신이 누구인지, 누구를 사랑하는지 숨길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행사에 참여한 유럽 LGBT 경찰연합.[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영국 정부가 진행한 LGBT 설문조사 결과 영국 내 동성애자들은 심각한 차별과 편견 등 사회 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는 10만8000여명이 응답했다. 정부는 성 소수자 인권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국가 설문조사 중에선 세계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설문 응답자 3명 중 2명 이상은 공공장소에서 연인과 손을 잡는 것을 꺼린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보일 부정적인 반응이 두려워서다. 실제 전체 응답자 4명 중 1명은 성적 취향으로 인한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2%는 성 정체성 개조를 위한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 치료받은 이들 외 주변인들로부터 동성애 치료를 제안받았다고 답한 비율도 5%에 달했다.
정부는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개조 치료법을 두고 "끔찍한 관행"이라고 비난하며 이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치료 행태는 동성애를 정신질환 혹은 장애로 여기는 데서 비롯된다. 유엔은 지난달 동성애자 외과 치료를 전면 금지하는 데 국제사회가 동참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전한 바 있다.
동성애 치료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서는 아니라고 하나, 국제 LGBT 연합에 따르면 성 개조 치료를 법으로 금지한 국가는 브라질과 에콰도르, 몰타뿐이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스톤월(Stonewall) 대표 루스 헌트는 "모두가 완벽한 평등을 누리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동성 연인들은 손 잡는 간단한 행위마저 극도로 주의를 기울이며 해야 한다. 사회 태도가 바뀌어가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우리에겐 안전과 동떨어진 지대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학교내 집단 따돌림 근절 프로그램 등 LGBT 인권정책 관련 운영예산으로 450만파운드(약 66억4100만원)를 책정했다.
정부는 성 소수자 보건 고문을 별도 임명하는 동시에 경찰과 함께 동성애 혐오사건 대응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동성애 혐오사건을 겪었다고 응답한 이는 설문조사 참여자의 40%에 달한다.
페니 모돈트 여성평등부 장관은 "이 나라 모든 국민은 자기 자신 그 자체로 안전하고 행복해야 하며, 그 어떤 두려움이나 편견없이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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