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선거서 PK 뺐겼는데, 벌써 총선용 선심공약 내놓나"
당 소속 부산경남·대구경북 의원들..편가르기 나눠 신경전
"노골적인 TK 죽이기" vs "장기적 측면에서 경쟁력 있어"
부산 출신 의원들, 내심 "찬성"…이해 따라 극명한 입장 차
[서울=뉴스핌] 조현정 기자 =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정치권의 쟁점 사항으로 떠오른 가운데, 신공항 부지 선정에 따라 지역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자유한국당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지역구 의원들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반면 부산 출신 중진 의원들은 찬성 의사를 던지면서 당 내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앞서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는 10년여간 논란 끝에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가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에 따라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소속 PK 광역단체장들이 지난 26일 '신공항 건설을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재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면서 4년 만에 다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송철호 울산시장·오거돈 부산시장·김경수 경남도지사.
◆ 한국당 "영남권 '지역 갈등' 조장하나" 격앙…"직격탄 맞을까" 대구·경북 '들썩'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논란으로 대구·경북 지역은 들썩이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이미 정리된 사안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영남에 '지역 갈등'을 조장하겠다는 것 아니냐", "노골적인 TK 죽이기"라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당내에선 민주당이 TK와 PK를 분리, PK를 새로운 '텃밭'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영표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첫 민생 행보로 울산을 방문하고, 이 자리에서 오거돈(부산)·송철호(울산)·김경수(경남) 광역단체장 당선자가 입을 맞춘 것은 '힘 있는 여당'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에 한국당 지도부는 27일 오전 대책회의에서 여권발 신공항 재추진 문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당선자 신분인 부산‧울산‧경남 광역단체장들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겠다면서 노골적으로 영남권 지역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저의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대구가 지역구인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 문제로 영남권 주민의 갈등과 심각한 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며 "조속히 입장 표명을 해서 사회적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 달서구병이 지역구인 강효상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역 갈등에 불을 붙여 정치적 이권을 챙기려는 터무니 없는 선동이 또 다시 시작됐다"며 "느닷없이 민주당 당선자들이 기존 영남권의 합의 사항을 무시하고 갈등을 다시금 조장하고 있는 꼴이니 심히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6.13선거 참패 이후 혁신안을 두고 계파 갈등이 불식되지 않은 가운데, 가덕도 신공항을 놓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면서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PK 지역 광역단체장 자리를 전부 여권에 넘겨주면서, 그 여파를 추스를 시간도 없이 곧바로 후폭풍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6.21 kilroy023@newspim.com
◆ PK 지역구 김도읍·유기준 의원 '찬성'…한국당, 내분 치닫나
TK와 PK 의원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부산과 경남 지역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부산 서구 동구를 지역구로 둔 유기준 한국당 의원(4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일을 대비하는 관점에서도 기존 공항을 확대하는 미봉책을 택할 것이 아니라,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PK 광역단체장들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지지 발언인 셈이다.
부산 북·강서을이 지역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3~2017) 국내 공항별 항공 혼잡으로 인한 항공기 출도착 지연 현황' 자료를 공개하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해공항 지연편은 2013년 74편에 불과했으나 2014년 132편, 2015년 172편, 2016년 280편, 2017년 285편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2017년 항공 지연은 285편으로 국내 공항 전체 지연편(663편)의 43%를 차지했다.
항공편 지연이 급증한 이유는 최근 5년간 여객 증가율이 연평균 12.4%를 보임에 따라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포화 상태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김 의원은 분석했다.
김 의원은 "김해공항의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공항 건설 착수가 시급하다"며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가 공약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과 관련해 정부 여당은 조속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다소 난감한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현 상태에서는 공항 위치를 옮기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권 내 경남권 광역단체장들이 재추진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LH, 올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공급[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과 2만8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공급에 나선다.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재원조달 방식 등을 다양화해 재무여건 체질을 개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21만 8000+α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나선다. 사진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서계동 복합문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에 집중한다. 10만가구 사업승인과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등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동시에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해 2만8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주택 착공물량은 지난해(5만가구) 대비 20% 증가한 6만가구를 추진하고 지난해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서울서리풀 등 5만가구 규모의 사업지구 역시 인허가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과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피해 주택 7500가구를 매입한다.
올해 주택 승인물량의 37%를 청년·신혼·고령자에게 공급하고 출산가구 우선공급(통합공임)과 실버스테이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 주택을 통해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쪽방·고시원·반지하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을 지속하고 예술인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응한 특화형 매입임대도 확대한다.
공공주택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최근 급등한 주택 분양가격을 낮춰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 이를 위해 사업지구별 목표 원가를 설정해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고 가처분면적 확대와 사업일정 단축으로 조성원가를 인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듈러주택 표준평면 개발 등 OSC 공법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LH가 개발한 층간소음 1등급 설계기준과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활용해 주택 품질 혁신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조기 집행한다. 전체 공공기관 투자계획(66조원)의 33% 수준인 21조6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57%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 지역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고 1기 신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한다.
손실 최소화 등 재무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원조달 방식도 개선한다. 광명시흥 등 대규모 사업지구에 LH와 기금이 함께 출자하는 신도시 리츠를 설립해 사업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한다. 또 토지 패키지형 공모 등 지구별 특성과 시장 여건에 맞춘 다양한 매각 방식을 도입해 판매여건 개선과 대금 회수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금 직접지급 관리를 강화하고 설게 등 공모에 참여하는 외부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신속한 주택공급과 투자집행 등 LH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공적 역할을 통해 확실한 정책성과를 창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2025-02-23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