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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에서 악연으로] ① 증가하는 데이트 폭력..."매일 28명이 당한다"

기사입력 : 2018년06월04일 06:07

최종수정 : 2018년06월08일 10:09

2017 '데이트폭력' 경찰 적발 건수 처음으로 1만 건 넘어
데이트폭력 조사 62% 폭력 경험...도움 요청은 응답자 32% 불과
전문가들 "실제 집계되지 않는 피해자 더 많을 것"
"연애도 위험하다...안전이별 신조어까지"

[편집자] 연애도 위험하다. 매년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데이트폭력이 증가세다. '안전 이별'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반면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사적인 문제로 치부하기 일쑤다. "그런 사람이면 만나지 말았어야지"라는 충고부터 "나를 사랑해서 그런 걸거야"라는 자기합리화까지. 데이트폭력을 묵인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데이트폭력의 실태를 짚고 안전이별이 화두가 된 원인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지난달 4일 서울 관악구 반지하 원룸에서 한 30대 여성이 살해됐다. 범인은 그녀의 동거남 유모(39)씨. 유씨는 이날 새벽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들었다. 유씨의 이상 징후는 이전부터 있었다. 유씨는 지난해 7월부터 상습적으로 동거녀의 등을 흉기로 찌르고 배를 발로 차 하혈시키는 등 무자비하게 폭행해 수차례 입건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방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앞서 4월 15일엔 경북 구미시 한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남성은 수개월 전 헤어진 전 남자친구 A(37)씨였다. A씨는 피해자를 찾아가 다시 만나자고 애걸했지만 만나기 싫다는 대답을 듣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배 등을 수차례 찔렀다.

‘사랑싸움’으로 치부하기엔 도가 지나친 데이트폭력이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만 230명. 일주일에 한 명 꼴로 목숨을 잃었다.

데이트 폭력은 이성애 감정을 가지고 만나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폭력이나 위협 등을 가리킨다.

단순 폭행은 물론 강제로 성관계를 맺는 등의 성적 폭력, 폭언·욕설·협박 등 언어적·정서적인 폭력도 있다. 연인 관계를 이용해 돈을 달라거나 뺏는 경제적 폭력도 이에 해당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연인을 향한 데이트 폭력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6675건이던 데이트 폭력 검거 건수는 2015년 7692건, 2016년 8367건으로 늘더니 지난해엔 2천건 가량 증가한 1만303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28명이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셈이다.

지난해 발생한 데이트 폭력 유형을 살펴보면 연인을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의 폭행상해가 7552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 장소에 가두고 이별을 물리도록 강요하는 체포·감금·협박은 1189건, 살인미수도 67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데이트 폭력 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발표한 2016년 데이트폭력 피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피해 사실을 상의하거나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있는 피해자는 많지 않다.

총 2031명이 참여한 이 조사에서 1017명(61.6%)이 데이트 폭력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본 사례는 응답자 628명 중 31.5%에 불과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412명(중복응답 가능) 중 255명은 ‘그렇게 심한 폭력은 아니어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창피하다'(128명), '말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97명), '상대를 사랑하기 때문'(72명)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피해자들 스스로가 피해다운지 자기검열을 하며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언론에서 묘사하는 고정적인 피해자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도연 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은 "조치를 취했을 때 상대방이 내게 더 큰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큰 반면 상대를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은 부족하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혼자서 해결하려는 피해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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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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