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실무접촉에 일방 불참..대화 채널도 차단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한이 지난 주 싱가포르에서 개최키로 했던 북미정상회담 실무 접촉에 일방적으로 불참하고 백악관의 연락도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같은 사전 실무 접촉 보이콧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등 돌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 결정이 나온 뒤 백악관측은 북한이 약속을 깨며 신의를 저버렸다고 강조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9일 방북했을 때, 양측은 지난주에 싱가포르에서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북한은 아무 말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은 우리를 바람 맞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북한에 수많은 연락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 같은 대화 중단은 심각한 신뢰 부족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대해서도 "북한은 전문가를 현장에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현장 취재를 한) 미 CBS방송도 검증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고 보도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방침을 밝힌 뒤 트럼프 정부는 취재진만으로는 핵실험장의 완전 폐기를 확인할 수 없다며 핵 전문가의 현장 참관과 검증을 요구해왔다.
이 관계자는 또 "어젯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지목해 공격하는 내용의 (북한) 성명이 도착했다"면서 "미국을 위협하고, 미국과 회담장에서 만나든지, '핵 대 핵 대결'을 하자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성명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리비아식 모델'을 거론한 펜스 부통에 대해 '아둔한 얼뚜기' '횡성수설' 등의 원색적 용어를 동원해 비난한 담화를 의미한다.
그는 "북한과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북한은 수사(말)를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기꺼이 통과하고자 한다면 여전히 열려 있는 뒷문이 있지만, 그것은 최소한 그들의 수사 방식을 바꾸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인내의 한계였으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게끔 했다"는 또다른 백악관 고위관계자의 언급을 소개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