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양태훈‧조아영 기자 = 22일 아침 8시. 서울 종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고(故)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마지막으로 배웅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묵념이 시작됐다.
같은 시간 1층에는 구 회장의 상여를 운구할 검은색 운구차량 링컨 MKT 리무진이 새벽녘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친아들을 앞서 보내 가슴에 묻고 불교에 귀의한 구본무 회장의 발인일은 때마침 '부처님오신날'이었다.

아침 7시부터 이어진 조문객들은 8시가 되자 장례식장을 가득 메웠다.
8시 20분, 3층 장례식장 1호실의 문이 열리자 구 회장의 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인자하게 웃고 있는 구본무 회장의 모습이 담긴 영정사진을 들고 나왔다.
윤 대표를 앞세운 100여명 남짓 조문객 행렬은 장례식장이 있는 3층부터 운구차량이 있는 1층까지 이어졌다. 고인은 자신의 장례를 조촐한 가족장으로 치르길 원했지만 경제계의 큰 별의 장례는 그의 희망만큼 조촐할 수 없었다.
형제애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진 LG가(家)에서 구본능, 구본준, 구본식 형제들은 큰 형님의 영정사진을 말없이 뒤따랐다.
구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역시 연신 양손을 가지런히 모으며 침통한 표정이었다.

조문객 행렬 속에선 구 회장의 영원한 동업자이자 동료이기도 한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있었다. 허 회장은 구 회장과 함께 2005년 한 뿌리에서 함께 성장한 LG·GS 두 그룹을 큰 잡음 없이 성공적으로 분사했다.
허 회장은 구 회장의 별세소식이 전해진 20일 추도사를 통해 "변화의 시대, 치열한 글로벌 경쟁으로 우리 경제에 회장님의 혜안과 통찰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에, 회장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이 미어진다"고 토로하며 구 회장의 죽음을 애통해 하기도 했다.
구 회장이 그룹에서 진두지휘하던 시절, 전장에 함께 나가 싸웠던 조력자 하현회 (주)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장수의 마지막 길을 함께 지켰다.
오전 8시 30분, 운구차량에 구 회장의 관이 운구 되자 윤관 대표와 구광모 상무가 차량에 올라탔다.
운구차량이 출발하자 모여 있던 100여명의 조문객 사이사이로 울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조문객 앞줄에 선 구본능, 구본준, 구본식 형제들은 운구차량 쪽으로 함께 고개를 숙이고 다시 볼 수 없는 큰형님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그렇게 경제계의 큰 별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구 회장의 장지(葬地)는 경기도 곤지암 인근이다.
abc12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