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수은, 연구인력 확충
기은, '남북경협지원위원회' 구성
[서울=뉴스핌] 조세훈 기자 = 남북관계 해빙기를 맞자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 금융기관이 '남북 경제 협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관마다 남북경협을 우선 사업으로 선정하고 연구 인력 확충 및 대북 사업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북한 라진항에 정박해 있는 화물선 [사진=로이터 뉴스핌] |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남북경협을 차기 역점사업으로 선정하고 북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역점사업 중 하나가 남북경협"이라며 "(이번) 가을에는 평양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산은은 우선 KDB미래전략연구소 통일사업부를 중심으로 북한 경제 동향 및 통일비용 등을 연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남북경협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게 없어 기본 연구를 충실하면서 추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북한 전문 연구진을 확충하고 있다. 한은은 경제연구원에 북한경제 분야 인력 1명을 채용한다.
이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개방의 길로 들어서면 북한의 지급 결제시스템을 어떻게 끌고갈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양국이 평화적으로 경협을 확대하면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건 뭔지 찾고 있다"고 언급한데 대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하는 수출입은행 역시 북한·동북아연구센터에 박사급 인력 2명을 채용한다. 신규채용 될 연구인력은 남북경협·북한개발협력 연구 및 대북투자 컨설팅 업무 등을 맡는다.
IBK기업은행은 이달 중 조직개편을 통해 ‘IBK남북경협지원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다. IBK남북경협지원위원회는 그룹장들이 모여 안건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기업고객·여신운영·경영전략그룹 등 그룹장과 실무자들이 참여한다. 이 위원회는 기업은행의 개성공단 지점 설치를 포함한 대북 금융 진출 방안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구축 시 금융 융자 등을 관장할 예정이다.
금융정책 싱크탱크인 한국금융연구원도 지난 4일 북한금융연구센터를 신설하고 박사급 연구인력 3명을 배치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손상호 원장이 북한 금융 연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연구 상황에 따라 추가 인력 배치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오는 6월 국내 북한금융전문가들과 비공개 포럼을 열고 본격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