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무용단 춤극으로 재탄생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서울시무용단 창작 무용극 '카르멘' 프레스콜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8.05.10 deepblue@newspim.com |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서울시무용단이 갖고 있는 정서, 느낌에서 안무를 창작했습니다. 서울시무용단만이 할 수 있는 카르멘을 하고 싶었어요."
오페라 '카르멘'이 춤극으로 재탄생했다. 한국 창작 모던 발레의 선구자로 불리는 제임스 전이 안무와 연출을 맡아 서울시무용단과 함께 창작구용극 '카르멘'을 선보였다. '카르멘'은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카르멘'은 프랑스의 낭만주의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Prosper Merimee)의 동명 소설을 모티브로, 프랑스의 작곡가 조르주 비제(George Bizet)에 의해 1875년 오페라로 만들어졌다. 군인 돈 호세와 집시여인 카르멘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서울시무용단 창작 무용극 '카르멘' 프레스콜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8.05.10 deepblue@newspim.com |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을 받는 작품 중 하나인 '카르멘'은 자유분방한 팜므 파탈의 상징이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로 선보여졌지만, 한국 무용으로서는 최초다. 때문에 많은 기대와 이목을 모았다. 그러나 막상 베일을 벗은 '카르멘'은 오히려 그동안 사랑받았던 캐릭터의 매력을 없애버린 듯 했다.
극 중 카르멘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범적이고 약혼녀가 있는 군인 돈 호세를 유혹한다. 그러나 투우사 에스카미요가 나타나자 변심해 그를 유혹하고 돈 호세를 버린다. 이 과정에서 '카르멘'은 쉴 새 없이 몸을 밀착하고 엉덩이를 흔든다. 누구나 반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여인이라기보다 그저 본능과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속물적인 여인으로만 그려졌다.
또 공연 중간 중간 다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은 관람 연령가를 의심케 하기도 한다. 여성들의 매우 현실적이고 과격한 패싸움은 물론, 담배를 물고 무대 위에 오르고, 목을 조르거나 목을 매다는 등 적나라한 장면이 많기 때문. 원작에서는 질투에 눈이 먼 호세가 카르멘을 죽임으로써 끝나지만, 이번 공연은 다른 결말인데 이 또한 충격적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서울시무용단 창작 무용극 '카르멘' 프레스콜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2018.05.10 deepblue@newspim.com |
총 3막으로 구성된 서울시무용단의 춤극 '카르멘'은 오페라의 음악을 그대로 사용했다. 워낙 유명한 곡이기에 어디선가 들어봤던 익숙한 음악은 흥을 돋운다. 그 속에서 오롯이 춤 하나로 극을 이끌어가는 무용수들의 힘은 대단하다. 다만 한국 무용 특유의 미학이 잘 드러나지 않고, 군인들의 춤이나 단체 군무에서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짙어 아쉽다.
그러나 80분으로 축약된 무대는 매우 스피디하게 전개돼 지루함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조선시대 민화를 모티브로 꽃, 동식물, 전통문의 창살을 응용해 화려하게 만들어진 의상은 매우 아름답다. 부채를 활용한 안무와 무대의 깊이를 활용하고 OP석(오케스트라 피트석)까지 사용하는 넓은 동선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