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0분 정상회담 끝나..."화기애애 분위기"
김정은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드셨으면"
文 대통령 "그동안 못한 얘기 하루종일 나누자"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정상회담에 들어간 가운데, 핵심 의제인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보다 진전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본격적인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간단하게 모두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허심탄회, 진지, 솔직하게 좋은 이야기를 하자"면서 "반드시 필요한 얘기를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 김 위원장이 밝힌 정상회담 키워드 "허심탄회하게, 진지하게, 솔직하게"
문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전 세계에 큰 선물을 하자"고 웃으면서 화답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두 정상의 모두발언과 관련, "이번 회담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출발신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만찬 음식인 평양냉면을 지목하며 "오늘 결과가 좋아서 문 대통령께서 편안한 마음으로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또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지고 왔다. 아, 멀다고 말하면 안되갔구나"라고 말했고, 주변에 배석한 인사들은 웃으면서 분위기를 한층 띄웠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앞에서 국군의장대 사열을 마친 후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4.27 |
◆ 金 "새로운 역사 쓰는 출발점에서 신호탄 쏜다"..
文 "김 위원장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평화의 상징"
김 위원장은 특히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발표돼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더 낙심을 주지 않겠나"라면서 "우리가 수시로 만나 걸린 문제들을 풀어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으면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게 나가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만감이 교차되는 속에서 약 200m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늘 평화와 번영 관계가 새로운 역사로 쓰여지는 출발점에 서서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여기에 왔다"면서 "현안 문제들, 관심사가 되는 문제들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시기처럼 원점으로 돌아가고, 이행되지 못하는 결과보다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미래를 내다보면서 지향성 있게 손 잡고 걸어나가는 계기가 돼 기대하는 분들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한반도의 봄에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그만큼 우리 두 사람의 어깨가 무겁다.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점을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순간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과 전세계의 기대가 크다"면서 "우리도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을 하고있다. 남측(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측(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2018.4.27 |
◆ 조진구 교수 "좋은 출발, 비핵화 문제는 구체적 내용 두고 봐야 할 듯"
정삼회담에 들어선 두 정상의 출발은 일단 긍정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도 "군사분계선을 넘어올 때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잠깐 북쪽으로 넘어갈 것을 제안한 것도 사전에 약속되지 않았지만 의미가 있었다"며 "방명록 역시 평화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남북 모두 화두가 평화라는 것에 일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다만 비핵화 등 핵심 의제에 파격적 진전이 가능하다는 예측에는 신중했다. 그는 "북한 지도자가 처음 남한에 넘어오는 것으로 좋은 출발을 했는데, 이것은 좀 두고 봐야 한다"며 "비핵화 문제는 어디까지 어떤 수준으로 할지가 결국 정상들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