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기자 = 일본 지자체가 빚을 갚기 위한 용도로 준비해두는 적립금 잔고가 총무성이 제시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래 적립해야하는 금액의 일부를 다른 용도로 지출했기 때문이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19개 도부현(道府県)과 10개 정령지정시에서 만기상환 지방채의 상환 적립금이 총무성 기준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 총무성은 지자체들에 지방채를 상환하기 위한 적립금을 매년 쌓도록 하고 있다. 매년 쌓아야 하는 표준 적립액은 '발행액의 3.3%'로, 30년 상환 지방채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총무성은 2006년 3.3% 기준을 지자체에 통지하면서 표준 적립액을 하회하면 적립금 부족으로 취급하겠다고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을 기준으로 47개 도도부현과 20개 정령시의 적립액을 총무성이 집계한 결과 19곳의 도부현과 10개의 정령시에서 적립금 부족이 나타났다.
총무성의 기준대로라면 적립금은 6조7790억엔(약 67조5000억원)이 있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4조4242억엔(약 44조원)에 그쳤다. 2조3000억엔(약 22조8000억원)이 부족한 것이다.
신문은 "부족한 금액은 만기까지 채워야만 하는데도, 많은 지자체들이 상환 부담을 뒤로 미루고 있다"며 "지자체들의 나쁜 재정 사정이 엿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6년도의 경우 16곳의 도부현과 8개의 정령시에서 만기를 맞이했던 만기상환 지방채는 1조3535억엔(약 13조5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의 적립금은 이보다 4272억엔(약 4조3000억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들은 결국 부족분을 당해년도 세수 등으로 채워야 했다.
총무성 지방채권과는 "3.3%라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목표"라며 "지자체들에 계획적으로 적립금을 쌓도록 계속해서 촉구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방재정 전문가인 이시카와 테쓰야(石川達哉) 닛세이기초연구소 주임연구원은 "많은 지자체들이 눈 앞의 비용을 지불하는 걸 우선시해, 미래의 상환을 게을리 한 결과"라며 "경기가 좋아진다면 부족분을 채울 수 있겠지만 그 반대라면 어려워진다"며 지자체가 자금부족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