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문 대통령-김 위원장 첫 만남에 관심 집중
金, 군사분계선 넘어오면 문 대통령 기다려 맞을 듯
냉전 상징 군사분계선서 손맞잡는 역사적 장면 기대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불과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첫 만남을 가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열릴 뿐 아니라 북한 최고지도자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게 돼 두 정상의 첫 대면이 갖는 상징성이 매우 크다.
우선 김 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측 지역으로 들어설지가 관심사다. 지난 두번의 정상회담은 모두 우리 대통령이 북한으로 이동해 회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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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집.<사진=뉴시스> |
2000년 정상회담 당시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이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경의선 육로를 통해 이동하다 임의적으로 노란 선을 그은 군사분계선을 30m 앞두고 차량에서 내려 권양숙 여사와 함께 이를 넘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사진은 상당한 화제가 됐다.
김 위원장 역시 북한 지도자로서 최초의 남측 지역 방문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군사분계선을 가운데에 놓고 지어진 군사정전위원회 회담장 건물 사이로 걸어 내려올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이 우리측 군사분계선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남북의 정상이 70여년 동안 남북을 가른 군사분계선 앞에서 손을 맞잡는 역사적인 순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북한이 최고 지도자인 김 위원장의 경호를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은 회담 장소인 평화의집까지 차량을 타고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군사분계선 앞에서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는 그림보다 다소 감동이 덜한 문제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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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한미 국방장관이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대북 메시지를 발표한 가운데 북한 병사들이 남측을 바라보고 있다.<사진=뉴시스> |
◆ 역대 남북 정상들의 첫 만남…감동적인 연출 통해 상징성 높여
역대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정상들의 첫 만남은 감동 그 자체였다. 지난 2000년 남북의 첫 정상회담 당시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탄 특별기가 도착하는 평양 순안공항으로 영접을 나왔다.
고령인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는 명분이었지만, 김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이 공항에서 손을 맞잡는 모습은 분단 55년 만의 첫 남북 정상 간 만남이라는 의미를 부각시키기 충분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차량에 올라타 백화원 영빈관까지 함께 이동하는 등 극진한 대접의 모습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한 2007년에는 김 위원장이 평양 모란봉 구역 4.25 문화회관 광장에 나와 두 손을 맞잡는 장면을 연출했다. 북한 주민들의 대대적인 환영 속에서 손을 잡은 노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모습을 세계 언론들이 주목했다.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의 첫 만남은 모두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하나의 상징으로 연출됐다. 오는 27일 열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역시 이같은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 처음 南 찾는 北 최고 지도자 예우에도 관심, 의장대 사열할까
처음으로 남측 지역을 방문하는 북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우리 측 예우의 수준도 관심사다. 남북 정상회담의 동선 등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두 번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우리 대통령에 대해 최상의 예우를 한 만큼 우리 역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최상급 예우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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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3월 29일 중국 단둥에서 중국측 인사들과 접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선 김 위원장에 대해 의장대 사열을 실시할 것인지 관심사다. 의장대 사열은 대한민국을 찾은 외국 정상에 대한 최상의 예우를 표현하는 것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평양 순안공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평양 4.25 문화회관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바 있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집이 협소하고, 정상회담이 당일에 끝나는 일정이어서 시간이 부족한 것이 관건이다. 판문점은 남북이 아닌 유엔사 관할이어서 정상급 의전이 쉽지 않고 예포 발사 등도 제한적이다.
남북 정상이 함께 오찬 및 만찬을 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첫날 김영남 상임위원장 주최의 만찬이 이뤄졌고, 다음날은 답례 성격으로 우리 측에서 만찬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판문점에서 행해지며 당일 끝나는 협상이라는 점 때문에 두 정상이 같이 오·만찬을 함께 할 수도 있지만, 따로 식사를 한 뒤 다시 모여 대화를 이어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