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총신대 실태조사 결과 발표
총장 등 관계자 38명 파면 등 중징계 요청
이사회 전·현직 임원 18명 취임승인 취소 요청
[뉴스핌=황유미 기자] 교육부가 횡령·배임혐의로 기소된 김영우 총신대 총장의 파면을 대학 측에 요구했다. 관계자 37명에 대해서도 파면 등 중징계를 요구하고 2억8000여만원을 회수 조치하도록 했다.
<사진=뉴시스> |
교육부는 최근 총신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김 총장이 교비를 부당하게 쓰고 학내분규에 따른 임시휴업도 절차에 어긋나게 결정한 것을 확인했다"며 "총장 등 관련자들의 중징계를 이사회에 요구하고 2억8000여만원을 회수하도록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김 총장은 교단 부총회장 선출과 관련해 당시 총회장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9월 불구속기소됐지만 이사회에 보고 하지 않았다. 이사회 역시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징계의결 요구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회는 김 총장이 임기만료 직전인 지난 12월 사의를 표하자 사표를 수리한 후 별도의 선임절차를 거치지 않고 김 총장을 재선임했다.
또한 김 총장은 이사회 임원들에게 용역업체 직원 동원·인솔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장 임명과 학교 입시 비리에 대해 항의하는 학생들이 점거한 종합관에 용역 업체 직원을 직접 인솔해 강제 진입하도록 했고, 용역 철수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또한 김 총장은 교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임시휴업을 2차례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차 휴업(18일~23일)과 2차 휴업(26일~30일) 모두 유선으로 지시했다.
총장은 대학원 일반전형 최종합격자 중 총장실 검거를 한 지원자에 대해 불합격 처리를 유도하고, 이 지원자가 이후 반성문 등을 내자 조건부 추가 합격시켰다.
교육부는 교직원 인사와 관련한 불법행위도 3건 적발했다. 총신대는 계약학과 전임교원을 특별채용하면서 기초심사 등의 채용절차 없이 3명을 부당하게 임용하고, 다른 교원 임용 과정에서는 인사규정을 어기고 학위요건을 정했다.
계약직원 채용시 채용공고나 면접절차 없이 학교법인 임원이 추천한 자를 임용한 후, 채용관련 서류를 사후에 보완한 사실도 확인됐다.
총장은 법인회계에서 집행해야 할 교원인사 소송 건에 대한 변호사 선임료 등 소송비용 2259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했고, 학사업무와 관련 없는 목사 또는 장로의 선물용으로 구입한 인삼대금 4540만원을 교비회계에서 부당 지출했다.
대학 부설평생교육원은 평생교육법상 위탁이 불가능한 업체에 '학점은행제 과정'을 위탁, 해당 업체와 학생모집 및 운영에 대한 업무 위탁계약을 서명 또는 날인 없이 수의계약으로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서상 계약 종료일 이후 적절한 계약 연장절차 없이 계약 상대자에게 주말반 수강료 총수입의 40%인 합계 16억6237만원을 위탁 수수료로 부당하게 지급했다.
교육부는 실태조사 건과 관련해 이사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원 18명에 대해서는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할 것을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교비 횡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총장 등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파면 등 중징계를 요구하고 2억8000만원을 회수하도록 했다.
아울러 배임 등의 혐의로 김 총장 등 관련 교직원 10여명을 검찰에 고발 또는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교육부의 처분은 이의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앞으로 2~3개월 안에 확정된다.
앞서 김 총장은 2016년 9월 개신교단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에게 부총회장 후보가 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사회는 징계 절차를 밟지 않은데다 '형사사건에 기소된면 교직원이 될 수 없다'는 학교 정관을 개정해 김 총장에 대한 연임이 가능하게 했다.
이에 총신대 학생들은 김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1월 29일부터 60일 넘게 점거 농성에 나섰고 학교 측은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학생을 퇴거 시키려 하는 등 학사진행이 파행을 겪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