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가부 장관 "금융권 채용과정 실태조사 및 지도감독" 요청
김기식 금감원장 "고용 과정에서 젠더 차별 가능성 있어"
[뉴스핌=조세훈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5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성차별 채용'을 언급하며 금융기관 채용과정 전반의 실태 조사와 지도감독 강화를 요청했다. 김 원장은 제2금융권까지 확대해 조사하겠다고 화답하면서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는 곧 '2라운드'로 진입할 전망이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을 만나 최근 불거진 은행권 남녀 성차별 채용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김 원장과 긴급 회동을 한 자리에서 "국민은행·하나은행 채용비리에서 드러나듯이 유리천장이 입직 단계에서 발생했다"며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도감독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여성이 정규직으로 채용 어렵고 여성관리자 기용은 저조하니 유리천장의 대표적인 것이 금융권"이라며 "(금감원이) 균형을 맞춰주는데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무금융노조 2016년 통계에 따르면, 금융권의 정규직 채용 시 여성 채용은 20%에 불과하지만 비정규직 채용에서는 90%를 차지한다.
이밖에 정 장관은 금감원에 ▲여성에 대한 금융교육 강화, ▲금융권 성평등 직장문화 확산 캠페인 선도 ▲금융권 채용단계별 성비 공개 등을 요청했다.
김 원장은 "취임전에 하나은행 조사결과 보고받으면서 남성과 여성 채용비율을 정해놓고 합격점수를 차별해 여성을 대거 서류전형에서 떨어뜨린게 가장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문제를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해 조사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원장은 "저희가 봐도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 이외에도 고용에 있어 젠더차별을 했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며 "전반적인 조사도 되고 있고 제2금융권과 관련한 제보가 들어와있어 조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금감원은 앞으로 경영진단평가를 할 때 성 문제 처리과정도 포함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김 원장은 성차별 문제 해결 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다. 그는 "국회의원 돼서 첫번째 상임위원회 질의가 '정부부처 과장급 중에서 부처의 여성이 단 한명도 없는 곳이 금융위'였다"며 "그 다음해 처음으로 여성 과장이 나왔다. 제가 그 정도로 젠더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정 장관은 "김기식 원장의 이 말씀은 미투를 같이 하겠다. 펜스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알겠다"고 화답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