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삼총사'가 장수 공연으로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이유를 올해도 증명했다. 촘촘한 짜임새와 배우들의 알찬 연기가 어우러진 '꿀잼'극으로 입소문을 탈 만했다.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삼총사'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특별히 '엄유민법(엄기준, 유준상, 민영기, 김법래)'이 모두 참여해 업계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만큼, 실제 무대 이후에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달타냥으로 서은광, 손호영이 합류한 데 이어 아토스 역의 김준현, 신성우, 아라미스 역의 손준호, 박민성 등 타 캐스트들조차 이미 '삼총사' 베테랑인 덕에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 캐릭터 하나 하나가 살아 숨쉬는 무대, 올 캐스트가 '주연급'
'삼총사'의 주인공이 달타냥 하나가 아닌 삼총사 전부인 덕분에, 서은광부터 김준현, 박민성, 이정수까지 걸출한 배우들이 한 무대에 모였다. 달타냥부터 아토스, 아라미스, 프로토스, 밀라디(서지영)까지 전막에 걸쳐 풀어낸 이들의 과거 서사는 객석을 극에 깊게 몰입하게 한다. 동시에 극중 주요 사건인 왕의 실종과 그 배후와 관련해서도 이해를 돕는다.
달타냥 역의 서은광은 이번 시즌 캐스트 중 가장 어린, 유일한 20대의 나이. 특유의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연기는 객석에 흥을 제대로 전달한다. 동시에 흠 잡을 데 없이 깔끔한 넘버 소화력이 돋보인다. 평소의 비투비 서은광의 긍정적인 이미지와도 맞물려 달타냥을 이제야 만난 것이 아쉬울 정도. 말 그대로 제 옷을 입은 듯 하다.
아토스 역의 김준현은 한없이 진지하고 시크하다가도, 필요한 순간에 제대로 객석을 쥐고 흔든다. 너스레부터 로맨스까지, 김준현의 오랜 무대 경험과 연기 내공, 믿음직한 목소리가 주는 안정감이 대단하다. 아라미스 역의 박민성 역시 팔색조라 할 만 하다. 그가 노래하는 동안 관객들은 모두 정신을 놓은 채 그의 연기와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든다. 위기의 순간 갑작스레 찾아온 프로토스의 사연은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동시에 극에 탁월한 개연성을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
◆ 모두가 아는 이야기, 진부함을 씻어내는 '꽉 찬' 연출
거의 모든 이들이 어릴 때 읽었던 책 '삼총사'의 줄거리를 알고 있기에, 어쩌면 극의 내용은 꽤 진부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 건 오롯이 뛰어난 연출과 배우, 제작진의 힘이다. 때때로 빈 듯한 무대도, 너스레 같은 대사들도 10년에 이르는 긴 시간, 많은 이들의 채움으로 꽤 완성도 있게 구현됐다.
극중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과 삼총사, 달타냥, 밀라디의 과거 에피소드가 자연스레 이어지는 구성은 누가 뭐래도 이 작품의 최대 묘미다. 알아채지 못하는 동안 울고, 웃고, 놀라다보면 삼총사와 달타냥의 의리와 용기에 절로 감동하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정, 정의에 관한 이야기라 누구와 관람하기에도 좋다. 10년간 사랑받아온 이유는 분명했고 더 오래 사랑받을 이유도 충분하다. 오는 5월 27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주)메이커스프로덕션, (주)킹앤아이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