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국회의 개헌 발의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갖고, "이번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을 하자는 것이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 모든 후보들이 함께했던 대국민 약속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회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 1년이 넘도록 개헌을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척이 없다"며 "나아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개헌 준비마저도 비난하고 있다. 이것은 책임 있는 정치적 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해 나가겠다"며 "대통령 개헌안을 조기에 확정해 국회와 협의하고, 국회의 개헌발의를 촉구할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정해구 국민헌법특별자문위원장과 함께 국민헌법 자문안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앞서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위는 지난달 13일부터 한 달간 개헌 자문안을 마련, 이날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말 고맙다. 개헌 자문안이 완성돼 기쁘다"며 "짧은 기간에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자문안을 마련해 준 국민헌법자문특위 정해구 위원장을 비롯해 33분 위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개헌 자문안을 잘 숙고해서 늦지 않게 대통령 개헌안을 확정하고 국민들께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는 "개헌은 헌법 파괴와 국정농단에 맞서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외쳤던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6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는 대통령의 약속이자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이며 국민 세금을 아끼는 길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기회를 놓치면 20대 국회에서 개헌의 기회와 동력을 다시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면서 "민생과 외교, 안보 등 풀어나가야 할 국정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언제까지나 개헌이 국정의 블랙홀이 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모든 것을 합의할 수 없다면 합의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헌법을 개정해 정치권이 국민에게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개헌을 국회가 주도하고 싶다면 말로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국민주권을 신장하고, 기본권을 확대하며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 마지막 계기마저 놓친다면 대통령은 불가피하게 헌법이 부여한 개헌발의건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인 헌법이 국민의 뜻에 맞게 하루빨리 개정 돼서 국민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이렇게 아주 두툼한 자문안을 잘 만들어 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국민헌법특별자문위원회 위원들을 초청, 청와대 충무실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사진=청와대> |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