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ㆍ텐센트, 중국 음식배달앱 양강구도
어러머 인수 후 알리바바 신유통 역량 강화
[뉴스핌=황세원 기자] 알리바바(阿裏巴巴)가 중국 최대 음식배달앱 어러머(餓了麽)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배달앱 시장의 대대적인 판도 변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쟁사 바이두가 빠지고 알리바바와 텐센트 간의 양강 구도가 구축되는 한편, 알리바바의 ‘신유통’ 전략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알리바바ㆍ텐센트, 음식배달앱 시장 경쟁 2차전 돌입
지난 26일 중국 매체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알리바바가 현지 최대 음식배달앱 어러머를 최대 95억 달러(약 10조1500억 원)에 인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중국 배달앱 시장은 바이두가 빠지고 알리바바(어러머)와 텐센트(메이퇀)의 양강 구도가 구축된다. 바이두는 어러머의 주요 투자자였지만, 알리바바에 어러머 지분을 매도하면서 사실상 음식배달앱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
중국 최대 음식배달앱 어러머를 장악하기 위한 알리바바의 행보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11월 알리바바는 금융 자회사 마이진푸(螞蟻金服, 앤트파이낸셜)와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고, 이후 2016년 4월 12억5000만 달러(약 1조3370억 원)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4월에는 4억 달러(약 4300억 원)를 추가 투자, 지분율을 32.94%까지 확대하며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투자가 진행되면서 양사간 업무 협력도 확대됐다. 2016년 4월 어러머는 알리바바 음식배달앱 커우베이와이마이(口碑外賣)에 배송 등 관련 서비스를 지원했으며, 2017년 10월에는 알리바바 결제서비스 즈푸바오(支付寶, 알리페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번 인수로 알리바바는 배달앱 시장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유통 분야에서 경쟁사 텐센트를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어러머의 시장점유율은 49.8%로, 텐센트의 메이퇀(美團, 43.5%)을 소폭 앞섰다.
◆ 알리바바, 신유통 전략 가속화
이번 인수는 알리바바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유통(新零售)’ 전략에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는 2016년 마윈(馬雲) 회장이 ‘신유통’ 개념을 제시한 이후 가전, 신선 제품, 의류ㆍ잡화 등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온ㆍ오프라인 서비스 통합을 진행했다. 어러머는 방대한 요식업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알리바바 신유통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
알리바바의 핵심 사업인 결제 서비스의 시장 확대에도 호재이다. 알리페이는 택시, 호텔예약, 금융상품, 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점유율 50% 가량을 확보했지만 텐센트 결제 플랫폼 위챗페이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위챗페이 시장점유율은 40% 수준으로, 어러머의 경쟁사 메이퇀에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신유통의 핵심인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15년 8월 어러머는 중국 첫 실시간 배송 물류 플랫폼인 펑냐오(蜂鳥)를 설립했으며, 스마트 배송 기술 등 첨단 물류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