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순유입액만 1057억 달러…월간 기준 ’사상 최대’
액티브 펀드는 ‘시들’…자산운용사들 전략수정 분주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투자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자산 규모가 처음으로 5조 달러(약 5413조 원)를 넘어섰다고 1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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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 |
시장조사기관 ETFGI에 따르면 1월 중 ETF 시장을 향한 순유입액은 1057억 달러로 월간 유입액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전 세계 ETF 시장 자산 금액도 최초로 5조 달러를 돌파했다.
데보라 퍼 ETFGI 공동 창립자는 ETF 시장이 5조 달러 규모를 어느 누구의 예상보다 빨리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ETF가 아직 전 세계 투자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 되지 않으며, 아직 ETF 도입 초기인 지역이 많기 때문에 추가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의 아이셰어즈 ETF 부문은 1월 중 280억 달러가 넘는 순유입액을 기록, 1년 전보다 유입액이 46% 늘었다. 2위 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로는 올 1월 순 ETF 유입액이 110억 달러에 그쳐 1년 전보다는 30% 정도가 축소됐다.
매체는 ETF 유입액이 지난 4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올 1월에도 월간 기록을 경신하는 등 ETF 인기가 치솟는 데 반해 뮤추얼 펀드와 같은 액티브 펀드 인기는 시들해지면서 자산운용 업계 전반이 충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높은 수수료와 들쭉날쭉인 뮤추얼펀드 성적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의 뮤추얼 펀드로 옮겨가자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합병을 추진하거나 액티브 펀드들을 정리하고 있다.
한편 시장 전략가들은 장기화하던 미국 증시 강세장의 견실함을 시험하는 척도로 ETF와 뮤추얼 펀드 자금 유출입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다우지수가 역대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하는 등 월가 변동성이 확대되자 투자자들은 향후 증시 향방에 이목을 집중한 상태다.
이에 대해 블랙록과 UBS는 조정이 일시적 현상일 뿐 장기적 강세 흐름에는 이상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블랙록은 단기 증시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나 “이번 조정은 포트폴리오에 리스크 자산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마크 헤펠레 UBS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지만 증시 강세장이 계속해서 유효하다고 확신한다”라며 이제는 매도세가 (수명을) 다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증시 매도세가 일시적 조정인지 약세장의 시작인지 가늠하는 데 있어 기업 실적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