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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품은 김상열 회장 '자수성가 신화' 이룰까

기사입력 : 2018년01월31일 16:10

최종수정 : 2018년01월31일 16:10

김 회장 “주택사업만으론 미래 비전 찾기 힘들어”
신사업, 추가 M&A도 검토..새로운 사업환경 대응

[뉴스핌=이동훈 기자] 호반건설이 국내 시공능력 평가순위 3위 대우건설의 인수를 눈앞에 두자 이번 인수합병(M&A)에 승부수를 던진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주목받고 있다.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로 분류되던 호반건설이 연매출 11조원 규모의 대우건설을 품자 김상열 회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과감한 도전인 데다 국내외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 건설사로 탈바꿈하려는 야심도 드러냈기 때문이다.

지난 30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정밀실사와 세부적인 인수가 협의만 남겨 둬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손에 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김상열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사 사업가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고등학교를 6년 만에 졸업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좋지 못했다. 조선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후 호반건설을 세웠다. 첫 시작은 자본금 1억원에 직원 5명에 불과했다.

사업 초기에는 전남 지역에 소규모 아파트 공급이 대부분이었다. 광주 북구 삼각동에 선보인 ‘호반맨션아파트(149가구, 임대주택)’가 회사가 자리를 잡는 데 밑거름이 됐다.

부지가 생활 인프라 부족한 지역이었지만 살레시오고와 전남공고와 같은 학교들이 이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흥행을 거뒀다.

김 회장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시기는 1998년 외환위기(IMF) 직후다. 지역 건설업체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헐값으로 내놓은 각종 부동산을 사들였다. 여기에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택지도 대거 매입했다. 임대주택 사업으로 현금을 손에 쥔 김 회장에겐 외환위기가 기회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주택공급을 주로 자체사업으로 진행한 것도 빨리 외형이 커진 이유다. 시공과 시행을 함께 진행하는 자체사업으로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소규모 건설사 입장에선 한두 군데 사업이 실패하면 회생불가 상태로 내몰리기도 했다. 물론 성공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반건설은 승승장구했다. 경기도 동탄2신도시와 시흥 배곧신도시, 용인 흥덕, 인천 청라와 같은 수도권 주요지역에서 택지지구를 매입해 사업에 나섰다. 대부분 분양과 동시에 계약이 끝나는 큰 성공을 거뒀다. 주택사업은 조기에 주택계약을 끝내는 공사 원가율이 70~80%에 불과하다. 5000억원짜리 사업에 매출 이익이 100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주택 자체사업이 잇달아 성공하자 회사 덩치가 단기간에 불어났다.

김 회장의 무차입 경영'과 '90% 원칙'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90% 원칙은 분양한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 분양을 추가로 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분양 위험을 줄였다. 2017년 현재 자산 총액 7조원, 재개 서열 47위로 대기업군에 속하지만 무차입 경영으로 부채비율은 20%를 밑돈다.

김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이외에도 내실 있는 사업 확장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시너지가 기대되는 인수합병(M&A)를 추진하고 신사업 추진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현재 매출의 90% 이상 주택사업에 집중된 구조로는 영속적인 기업 운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김상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호반의 매래 비전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신규 사업 발굴과 M&A에 나서겠다”며 “창사 이래 가장 큰 성과를 낸 지금 급변하는 사업 환경을 대비해 지금의 사업 방식을 버리고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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