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시장 새 판 짜는 이브자리의 수면 전도사
기능성침구 전문기업으로 제2의 전성기 '기대'
[뉴스핌=전지현 기자] "올해 기대가 많이 됩니다. '2018CES 라스베이거스'에 '슬립테크놀리지' 카테고리가 생겼고, 세계 초일류 기업들은 '마인드풀니스(명상을 통한 뇌휴식법)'을 강조하는 등 '질 좋은 잠'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올해는 기능성 수면전문브랜드 '슬립앤슬립'를 단독 브랜드로 구축하고 타퍼, 구스(이불 속통)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서강호 이브자리 대표. <사진=전지현 뉴스핌 기자> |
올해로 이브자리 대표 취임 7년차를 맞은 서강호 대표(사진·69)의 말이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이브자리 본사에서 만난 서 대표는 국내 1위 침구기업 수장보단 '수면 전도사'란 수식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서 대표가 추구하는 잠은 단순 수면이 아니다. 숙면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수면의 필요성과 숙면에 대한 중요성을 피력했다.
서 대표는 "숙면은 오감과 관련된 것으로 빛의 차단(시각), 소음(청각), 아로마 향(후각) 등 환경이 완성돼야 한다"며 "여기에 몸에 직접 닿는 침구가 호르몬, 신경, 체온 등 3박자를 맞춰주면 '질 좋은 잠'을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사람이 잠을 잘 때 20~30번의 뒤척임이 있기 때문이다. 뒤척임은 잠을 잘 때 열이 고이고 면역에 관련된 림프계가 흐르면서 압력을 받아 저절로 생기는 것이란 게 서 대표 설명이다. 그 때문에 각 몸의 부위별 무게 비중이 달라 자는 동안 신체를 고르게 지지하고 체압을 분산해주는 것이 침구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우리 몸 비중은 손목 1%, 머리 8%, 가슴 33%, 엉덩이를 포함한 장딴지 44%, 다리 15%로 구성됐다"며 "부위별 뒤척임을 고려한 모든 경우의 수에도 불편함에 깨지 않도록 기능성 침구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불 파는 기업에서 '잠'을 선물하는 기업으로… 패러다임 변화
올해로 설립 42주년을 맞은 이브자리는 서 대표가 합류한 2012년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기존 이불을 파는 기업에서 '잠'을 선물하는 기업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 서 대표는 이브자리 창사 이래 영입된 첫 외부인사로 수장에 자리한 후, ‘수면 전문 종합해결책 제공자(total solution provider)’로서 콘셉트와 역할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했다.
단계별 전문컨설팅 교육과정을 이수한 전문가 ‘슬립 코디네이터’가 고객이 작성한 설문지를 분석해 개선점을 파악하고 개인의 수면 타입, 체형 및 수면 습관 등에 맞춰 숙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이브자리> |
그 결과 2014년 5월, 업계 최초로 개인맞춤형 수면 전문브랜드 ‘슬립앤슬립(SLEEP&SLEEP)’을 론칭했다. '슬립앤슬립'은 양질의 수면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개인 수면 습관에 맞춘 체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능성 베개와 이불속통, 타퍼(바닥에 깔거나 매트리스 위에 올려 기능을 보완하고 체압 분산을 돕는 제품)와 같은 침구류 145종 외에도 다양한 수면 소품들로 제품이 구성됐다.
숙면에 대한 고객 요구가 확대될 것이란 서 대표의 판단은 시장에 적중했다. 개인 맞춤형 수면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슬립앤슬립’은 2017년 말 101호점을 돌파했다.
기능성 속통 판매 구성비는 2015년 15%에서 2017년 말 28%로 성장했고,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타퍼·구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99%, 343% 신장했다. 슬립앤슬립 매출 상승 영향에 이브자리 역시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2.6%, 연평균 영업이익률 4.43%를 기록하는 쾌거를 거두는 중이다.
하지만 서 대표는 기업 변화를 이끈 대표 CEO란 말에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서 대표는 "이브자리는 이전부터 수면산업 투자 계획이 있었다"며 고춘홍 이브자리 오너에 대해 언급했다. 서 대표는 "그간 이브자리가 침구시장을 리드해온 배경에는 사주의 추진력과 선견지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고 대표는 1995년부터 해외의 기능성 침구 전문 기업들과 기술 제휴를 맺기는 등 선진기업에 대한 흡수력이 빠른 인물"이라고 평했다.
◆2018년 수면전문브랜드 '슬립앤슬립'로 수면시장 정조준
최근 국내에 숙면 중요성이 확대되는 분위기는 서 대표가 올해 침구 시장전망을 밝게 보는 요소다. 개인 맞춤형 수면컨설팅이나 맞춤형 기능성침구 등이 중시되는 만큼, 향후 성장잠재력도 크다는 판단에서다.
서 대표는 "해외에서는 오래전부터 시도됐던 '질 좋은 잠'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2년 전부터 종편방송사를 중심으로 높아졌다"며 "그간 침구산업과 수면에 대해 의학적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했으나 최근 치매와 잠의 연관성 부분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 여세를 몰아 서 대표는 2018년 '슬립앤슬립' 브랜드를 수면전문 단독브랜드로 키우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슬립앤슬립(SLEEP&SLEEP)’을 전면에 내세워 단독 매장 수를 늘리고, 개인 맞춤형 수면 컨설팅 역량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그 때문에 서 대표는 올해 기능성 속통 판매 구성비를 35%까지, 타퍼, 구스 제품은 신규 시장을 창출해 수면 시장을 선도하겠단 목표도 세웠다. 아울러 한층 진화된 제품으로 소비자 공략에도 나선다. 이미 1월, 기존 메모리폼 쿠션감에 온도유지 기능을 더한 'G2 타퍼'를 출시했고, 향후에는 4계절 모두 이용가능한 구스이불속통 제품 출시를 위해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서 대표는 "제품 구성을 확대하는 한편, 앞으로는 잠 자는 동안에 인체에 어떤 변화들이 나타나는지 데이터를 토대로 의료 기관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상품 및 서비스에 접목히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슬립앤슬립 브랜드를 국내에서 안착시킨 후 기존 제품군으로만 사업을 전개하는 중국시장에 '기능성 제품'이란 관점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중국, 동남아, 미국 등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gee105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