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변호인, '화염과 분노' 출판금지 요구
백악관 직원들 웨스트윙서 개인 휴대폰 사용 금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의 '오른팔'로 불리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등 주변인들의 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배넌과 자신의 갈등을 드러낸 '화염과 분노'의 출판을 막기 위해 나서는 한편 백악관 직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4일(현지시간) BBC와 CNBC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찰스 하더는 '화염과 분노'의 작가인 마이클 울프와 출판사인 헬리 홀트 앤 컴퍼니에 보낸 서한에서 '화염과 분노'의 출판을 중지하는 한편 이미 공개된 내용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더 변호사는 이들이 대통령에 대한 거짓의 근거 없는 내용을 출판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배넌 전 전략가는 '화염과 분노'의 일부 내용이 공개된 이후 서로에게 날을 세웠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타워 회의실에서 변호인 없이 러시아 측을 만난 것이 '반역적'이라고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의 정신이 나갔다고 응수했다.
언론인 출신 작가 울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내부를 조명한 '화염과 분노'를 쓰면서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주요 인물을 인터뷰했고 배넌도 이 중 한 명이다. 배넌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를 "벽돌처럼 멍청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이 책에 대해 "거짓과 오도하는 내용으로 채워진 쓰레기 같은 타블로이드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전날 하더 변호사는 배넌에게 보낸 5장짜리 서한에서 배넌이 트럼프 대선 캠프와 약속한 취업규칙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배넌은 캠프를 위해 일하는 도중이나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위신을 공개적으로 떨어뜨리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 서한은 배넌에게 24시간 이내에 이 요구를 지킬 것을 확인하도록 했다.
밖으로는 '화염과 분노'의 출간을 막는 한편 백악관은 내부 입단속에도 나섰다. 샌더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백악관은 백악관의 기술 시스템 안보가 우선순위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다음 주부터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직원들과 방문객의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11월부터 검토됐다.
NBC방송은 백악관의 이날 결정이 '화염과 분노'가 백악관 내부의 기능장애와 분열을 폭로한 지 24시간도 되지 않아 나왔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