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둔 정치권, '지역 SOC' 예산 두둑히 챙겨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이나 연대시 중요 변수 작용
[뉴스핌=조정한 기자] 새해 예산안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이미 내년 6월 전국지방선거를 향하고 있다. 여야 각 정당과 지역구 의원들은 이미 '지역 표심(票心)'을 의식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지역조직 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내년 제7회 지방선거는 여당 입장에선 지지기반을 확고히 하고, 야당 입장에선 재기(再起)를 위한 발판을 준비하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무너져가는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사흘 넘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16차 본회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 지역 예산 '대폭' 증액하고, 선거 조직 '꼼꼼' 정비 나서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의 특징은 지방선거를 앞뒀던 과거 예산안 성적표와 유사하다. 여야는 공통적으로 '민생 우선'을 외쳤으나, 정작 각당 지지층 사이 첨예한 의견차를 보이는 복지 예산(아동수당, 기초연금 등)은 1조5000억원 삭감했고, 대신 성과를 홍보할 수 있는 SOC 예산은 정부안보다 1조3000억원 증액했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둔 2013년에도 당시 여야 영·호남 의원들은 '동서화합포럼'을 결성, 광주와 대구를 잇는 '88고속도로 확ㆍ포장 사업'의 조기완공을 지원하자는 데 가장 먼저 의견을 모았었다. 그 결과 2014년 SOC 예산은 당초 정부안에 비해 4247억 증가한 23조7000억으로 증액된 바 있다.
이처럼 내년 지역예산까지 두둑히 챙긴 여야 정당들은 지방선거에 대비한 지역조직 강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고 지구당에 대한 지역위원장 임명과 함께 6.13 지선 공천과정을 이달 말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당은 전국 당원협의회에 대한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민의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이미 전국 지역위원장 실사를 마치고 사고지역 판별중이다. 바른정당도 인재 영입을 위한 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을 공모중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 정견발표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 국민의당-바른정당 선거 연대 '변수'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 중 하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니다. 두 당은 일단 통합에 앞서 정책·선거연대를 고심하는 상태다. 만약 두 당이 통합이나 연대로 외연확장에 성공한다면, 민주당과 한국당도 새로운 전략 마련을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선거가 최소 3자 구도로 정리되지 않으면 힘들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7일 양당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서 "선거 전에 (통합이) 오면 좋겠지만, 오지 않더라도 선거는 선거연대로 치르면 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는 예산 정국에서 양당이 보인 의견차가 심해 연대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선 4당으로 표가 쪼개지고 싸우는 현재 상황이 좋지 지난 총선처럼 3자 구도로 가면 정당 득표율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연대나 통합 의견이 갈리고 있어 내년 초까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