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성공 경험에 고무, 중국산 반도체 대규모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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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국인 중국이 반도체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까지 국내 반도체 공급량의 40%를 국산화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 반도체 국산화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이를 위해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 중국 전 세계 반도체 1/4 수입, 반도체 국산화에 박차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의 교역 적자는 1545억 2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중국이 수입한 반도체는 1590억 달러에 이른다. 전 세계 반도체 가치의 45.2%에 달하는 수준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IT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중국 반도체의 자급률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분야인 석유 자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를 기준 석유 수입규모는 1315억 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집적회로 수입액은 이보다 1.5배 많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지만, 핵심 부품인 반도체는 퀄컴 등 외국 대기업이 공급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스마트 기기 산업의 성장과 반도체 수요 증가로 외국 기업의 배만 불려주고 있는 상황인 것.
중국은 자국의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첨단 제조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의 국산화 없이는 기술 강국의 목표를 이루기 힘들고, 자국의 산업이 외국 기업에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중국은 중국 반도체 기업 육성과 반도체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이 지난 2015년 발표한 '중국제조 2025' 청사진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률은 40%에 이를 전망이다. 2025년엔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성공했던 전략을 반도체 분야에도 적용할 전망이다.
지난 2005년 이후 중국은 액정 디스플레이 수입량이 급증했고, 당시 기술력이 부족했떤 중국은 외국 업체의 비싼 제품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디스플레이 상품의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중국은 이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중국 디스플레이 대표 기업 징둥팡(BOE)의 경우 2003~2016년 3000억 위안이 넘는 자금을 투자해 중국 각 지역에 11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과감한 투자는 결실을 맺고 있다. 징둥팡 등 중국 업체의 부상과 추격으로 한국, 일본 등 디스플레이 강국이 저세대 반도체 생산을 중단했다.
징둥팡은 곡면 OLED 디스플레이 양산에 성공, 삼성의 독주를 견제하는 대항마로 떠올랐다.
중국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개발 연구에 투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올해 상반기 2억 1900만 달러를 연구개발에 쏟아부었다. 연구개발 비용에 배정한 자금이 전년 보다 85.5%나 늘었다.
SMIC가 올해 와이퍼 생산라인 운영과 연구개발에 지출한 자금은 모두 23억 달러에 이른다. 최근 5년 자금 지출 규모는 83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중국 기업의 활발한 기술 개발 노력과 막대한 자금 투자에도 현재까지는 선진 그룹과 여전히 적지 않은 기술격가 존재한다.
SMIC가 28nm 제조공정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사이 대만의 반도체 파운더리 업체 TSMC 7nm 공정에 성공했다.
◆ 디스플레이 성공에 자신감, 반도체 기술격차 좁히기 전력질주
그러나 중국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 추격에 성공했듯, 반도체 분야에서도 조만간 선두 그룹과의 기술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반도체 자급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중국 파운드리 업체의 실적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의 파운더리 업체인 화훙반도체는 올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영업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화훙반도체의 영업매출 가운데 55% 이상이 중국 국내 수요에서 발생했다. 맥쿼리은행은 중국 시장의 IT 산업 발전에 힘입어 화훙의 실적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반도체 '부상'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은 자본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징둥팡이 지난 10월 26일 중국 최초로 6세대 곡면 OLED 양산 개시를 선언한 후 징둥팡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東)에 투자하려던 투자자가 실수로 징둥팡의 주식을 샀다가 오히려 더 큰 돈을 벌게 됐다는 황당한 에피소드가 나올 정도로 징둥팡의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올해 연초부터 11월 9일까지 징둥팡의 주가는 127%의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징둥팡 발 반도체 종목의 강세는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됐다. 6일 반도체 기업인 화싱광뎬(華星光電)을 인수한 TCL그룹도 소식이 전해진 후 주가가 고공행진, 연초 대비 5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