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증가세 계속…신용대출 늘리기도
금리 상승세도 이자이익 증가에 한 몫
[뉴스핌=강필성 기자] 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이자이익이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신용대출도 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면서 시중은행만 재미를 봤다고 지적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지난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84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58.1% 신장했다. KEB하나은행도 누적 순이익 1조5132억원을 시현, 전년 동기 대비 20.0% 성장했다. 우리은행 역시 1조2885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28.6% 늘었다.
이들이 일제히 호실적은 이자수익의 증가로부터 비롯됐다. KB국민은행은 3분기 순이자이익으로 1조3875억원을 거둬 전 분기 대비 5.5% 늘었다. KEB하나은행은 1조1420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기록, 전 분기 대비 4.1% 늘었다. 우리은행 역시 9720억원의 순이자이익을 올리며 전 분기 대비 6.2% 성장했다.
지난 8월 2일 발표된 부동산종합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8.2부동산종합대책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둬 주담대의 위축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주담대는 여전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9월기준 주담대 잔고는 98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34%가 늘었고, KEB하나은행은 83조9280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전 분기보다 2.3% 증가했다.
주담대 잔고가 줄어든 것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우리은행의 주담대 잔고는 지난 9월 기준 83조92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줄었지다. 하지만 신용대출은 전 분기 대비 3.5%가 늘어나 가계대출 총량으로 보면 전 분기보다 0.2% 늘었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신용대출도 각각 전분기 대비 9.7%, 0.6% 증가했다.
신용대출 금리는 담보가 제공되는 주담대 보다 높아 은행의 이자수익에 긍정적이다. 결국 8.2부동산 종합대책이 시중은행에는 ‘찻잔 속 태풍’ 이었던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8.2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한 경향이 있다”며 “3분기에 금리가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도 이자수익 증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시중은행의 주담대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의 성장 규모는 이미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주담대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