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열 "임원 165명 중 38명이 낙하산"
가스공사, 43명 중 19명 가장 많아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해외 자원개발 실패로 막대한 재정 적자를 겪고 있는 한국가스공사 등 자원 공기업 3사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대거 포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한국가스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임명된 165명의 임원진 가운데 38명(23%)이 낙하산 인사였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43명 가운데 19명으로 무려 44.2%를 차지해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9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뉴라이트 논란 등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먼저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25명의 비상임이사 가운데 12명(48%)가 낙하선 인사였다. 대다수가 업무의 연관성, 전문성과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졌다. 임모 비상임이사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언론특보 및 당선자 대변인실 자문위원을 지냈으며, 해군 사령관을 지낸 서모 비상임이사는 뉴라이트안보연합 공동대표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
상임감사위원의 경우 채용된 5명 중 3명이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정당이나 캠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었다. 정모 상임감사의 경우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으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지지 연설을 했으며, 서모 상임감사는 한나라당 제18대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하며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에서 활동했다.
이외에도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김모 상임감사와 이명박 정부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았던 이모 상임감사는 노조 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임명됐다. 뿐만 아니라 제3군단장 출신인 이모 상임감사도 이명박(MB)계로 분류되는 인사로써, 상임감사 전원이 전문성 보다는 보은 인사의 성격이 강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곳곳에도 낙하산 인사가 포진해 있었다. 2007년 이명박 후보 대선준비팀 부팀장과 2012년 박근혜 후보 종합상황실 부단장을 맡았던 남모씨는 감사로,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공동여성본부장을 맡았던 홍모씨는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되는 등 총 50명 가운데 8명이 낙하산 인사였다.
한국석유공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MB 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이모씨와 한나라당 선대위 체육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강모씨, 한나라당 제17대 대통령 선대본부 경제살리기 특위위원을 지낸 정모씨 등을 포함해 비상임이사 33명 중 8명이 낙하산 인사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채용 비리 등으로 현재 노조 측으로부터 사퇴 촉구를 받고 있는 김정래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을 맡을 당시 현대건설에 재직했던 인연이 있다.
이찬열 의원은 "자원 개발의 경우 그 어느 분야보다 전문성이 중요하지만 보은 인사의 남발로 주요 직책을 낙하산들이 꿰찼고, 전문성 실종은 천문학적 부채로 이어졌다"고 지적한 뒤 "자원외교의 참담한 실패가 대한민국 곳곳에 남긴 상흔이 깊다. 혈세 낭비, 도덕적 해이 '묻지마 투자'의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국민은 분노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찬열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2016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말까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및 자회사 등 공기업의 누적 투자액은 388억5000만달러에 이르지만, 회수금액은 투자액의 36.7%인 142억4200만달러에 그쳤다. 최근 환율을 적용할 경우 약 44조원을 쏟아부어 16조원만 건진 셈이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