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스타

속보

더보기

[스타톡] '남한산성' 박해일 "처음 한 걸음이 너무 힘들었죠"

기사입력 : 2017년10월07일 11:00

최종수정 : 2017년10월09일 13:50

[뉴스핌=장주연 기자] 1636년 청 태종은 조선에 군신 관계를 요구하며 12만의 대군을 이끌고 조선을 공격했다. 인조는 왕세자를 따라 강화도로 피신하려 했으나 이미 청군이 한양 가까이 밀고 들어온 터. 길이 막힌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향했다. 그러나 50여 일분의 식량과 1만3천여 명의 군사만 남은 남한산성에 강화도가 함락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인조는 항복을 결심, 남한산성에서 나와 청 태종이 있는 삼전도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항복의 표시로 3배 9고두를 했고, 그렇게 조선은 청의 신하가 됐다. 

배우 박해일(41)이 첫 곤룡포를 입었다. 조선의 16대 임금, 신작 ‘남한산성’ 속 인조다. ‘남한산성’은 2007년 발간 후 1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김훈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실 시나리오는 재밌었어요. 원작에 충실했고 감독님 식으로 잘 돼 있었죠. 하지만 처음에는 고사할 수밖에 없었어요. 무엇보다 제가 물리적으로, 심적으로 여유가 없던 상황이었죠. 그 후에 (황동혁) 감독님께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꽤 오래 해뜨기 전까지 술을 마셨죠. 남자 둘이서(웃음). 물론 영화 이야기도 했지만,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감독이기 이전에 황동혁이라는 사람을 보여줬죠. 그러고 먼저 출연하겠다고 전화했고요. 이미 선배들 출연이 결정된 상황이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빨리 준비하겠다고 했죠.”

누구나 알겠지만, 인조는 역사적 평가가 좋지 못하다. 서자 출신에 반정을 통해 왕위에 오른 탓에 의심이 많았으며, 우유부단하고 나약한 인물로 기록된 것. 권력에 대한 열망은 강했으나 국제 정세를 살피지 못했다는 이유로 후손들에게도 조선 최악의 왕으로 평가받고 있다. 

“관객들이 김상헌, 최명길보다 인조에 더 명확한 평가를 한다는 걸 촬영 전에 알았어요. 그래서 처음 한 걸음을 내딛기가 가장 힘들었죠.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정말 와닿더라고요. 그런 평가를 얼마나 고려해야 할까 많이 고민했죠. 또 다른 두 신하의 신념을 충분히 흡수하고 번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걸 보여주는 동시에 제가 둘에게 영향도 끼쳐야 하는 정삼각형 같은 화학작용도 일어나야 했어요. 그걸 어떤 톤으로 보여줘야 할지도 고민됐죠. 또 인조의 무능한 지점들, 인간적인 지점들은 어떻게, 어디서부터 드러내야 하나 싶었어요.”

박해일은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조심스럽게 인조를 만들어 나갔다. 특히 과하지 않은 선에서 인조의 인간적인 지점들을 하나하나 쌓아 올라갔고, 마지막 3배 9고두(삼전도의 굴욕) 시퀀스에서 이를 모두 쏟아부었다.

“역사에 남아있는 인물에 숨을 불어넣어서 캐릭터로 만들어내야 하는 게 제 역할이라면 과오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부분까지도 보여줘야 하는 게 목적이 아닌가 했어요. 그래서 그 부분에 신경을 썼죠. 인조가 여러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잖아요. 하지만 인조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지점들을 방대하게 보여줄 상황은 아니었죠. 그래서 마지막 삼전도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이 같이 담기길 바랐어요. 복합적인 감정을 모두 다 주려고 했던 장면이었죠. 물론 그게 납득되도록 그 전에 그런 모습들을 조금씩 쌓아야 했고요.”

배우들과 작업 소감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남한산성’은 출발 전부터 충무로 어벤져스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 실제 영화에는 박해일 외에도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특히 최명길과 김상헌을 각각 열연한 이병헌, 김윤석의 연기 대결은 이 영화의 백미다.

“처음에는 궁금했어요. 정제된, 작품 속 선배들 모습 말고 카메라가 꺼지고 빠져나갈 때 어떨지 궁금했죠. 어떻게 부딪혀가면서 에너지를 받는지 그런 걸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제 역할이 한 작품에서 보기 힘든 분들의 연기를 동시에 보는 자리이자 각자 뿜어내는 다른 방식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자리였잖아요. 영화 외적으로 챙겨갈 수 있는 부분, 특권이 아니었나 해요. 그리고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체화된 것들은 어떤 시기, 어떤 작품에서 반드시 나오겠죠. 저보다 앞서 나간 선배들을 지켜봤다는 건 어떻게든 도움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왜 17년 만에 만난 왕이 ‘남한산성’ 속 인조였느냐고. 왕 역할은 배우에게 히든카드와도 같은 것. 왜 왕이 주인공이 아닌 ‘남한산성’을 택했는지, 왜 박한 평가를 받는 인조를 택했는지 알고 싶었다.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제 필모에서 낯선 지점이 분명히 있었죠. 역사적 평가를 떠나서 그 인물이 작품에서 그리고자 하는 톤이 그랬어요. 캐릭터가 주는 기운을 봤을 때 이 역할은 관객에게 여러 가지를 줄 수 있는 포지션이죠. 두 신하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라 어떻게 보면 제가 관객의 입장이라 좋았죠. 그러면서도 저 역시 그 삼각 구도 안에 끼여서 신하들의 감정을 건들어야 했고요. 매력적이었죠. 어쨌든 낯선 지점이 분명한 역할이었으니 관객들도 좋게 받아들여 줬으면 해요. 그럼 저라는 배우가 나아가는데 에너지가 생기지 않을까 싶죠. 지금 전 그 시험대 위에 올라간 거예요(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